아모레, 아직은 '사드 영향권'…해외사업 회복세는 가시화
입력 2017.10.31 15:23
수정 2017.10.31 16:38
해외사업 매출 증가세에 한·중 관계도 해빙 무드…'사드 극복' 기대감↑
해외 주력하다 내수 놓칠라…'디지털 혁신' 전략에 모바일 매출도 '쑥'
아모레퍼시픽그룹이 지난 상반기에 이어 3분기 실적도 크게 하락하면서 중국 사드(THAAD) 보복 후폭풍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해외사업 부문은 지난 상반기에 이어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어 실적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잠정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2% 감소한 1조4186억원이며, 영업이익은 39.7% 줄어든 1323억5400만원이라고 지난 30일 밝혔다. 당기순이익 또한 32.3% 급락한 1024억5300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 감소한 3조9839억원을, 영업이익은 30.4% 감소한 5195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아모레퍼시픽 3분기 실적이 급락한 것은 국내사업 부문이 부진했던 탓이 크다. 3분기 국내사업 부문 매출액은 작년 대비 13.8% 감소한 2조7001억원, 영업이익은 36.5% 줄어든 3835억원이다.
이와 달리 해외사업 부문 매출액은 1조3128억원으로 작년 대비 6.5% 늘었다. 이 중 아시아 사업 매출은 9.1% 증가한 1조2471억원을 달성했다. 그러나 북미 지역에서 유통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나서면서 매출이 13.1% 감소했고, 유럽에서 진행하던 라이선스 사업도 종료되면서 해외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12.7% 역신장했다.
아모레 측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회복세가 나타났으며, 5대 챔피언 브랜드(설화수·라네즈·마몽드·에뛰드·이니스프리)의 글로벌 사업도 지속 확대했다"며 "유럽 사업은 '롤리타렘피카' 라이선스가 종료돼 매출과 이익이 감소했지만, 설화수가 프랑스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에 입점하며 유럽 화장품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상반기에도 아시아 사업을 중심으로 해외사업 부문 매출은 증가했다. 아시아 사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 증가한 8407억원을, 전체 해외사업 부문 매출은 8855억원으로 7.3% 증가했다.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시장에서는 고성장세를 보였지만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 지역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전체 수익성은 하락했다.
이처럼 중국발 리스크를 낮추기 위한 해외시장 다변화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꾸준히 매출을 늘리고 있고, 경색된 한·중 관계도 점차 풀리고 있어 실적 개선 전망은 어둡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아모레는 북미와 유럽, 중동 등 해외 각지에 출점을 늘려왔다. 한방 브랜드 설화수가 지난 9월 초 프랑스 유명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연 데 이어, 이니스프리는 미국 뉴욕의 유니온스퀘어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에뛰드하우스는 올해 안에 중동 두바이에 진출할 계획이다.
매장 설립에 드는 투자 비용 등을 줄이기 위해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와 같은 현지 유통채널에 입점하는 방안도 이뤄지고 있다. 라네즈는 2009년 프랑스 세포라 매장에 입점했고 연내 북미 전 지점에 입점할 방침이다.
최근 한·중 관계가 해빙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이같은 시장 다각화와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외교부는 31일 오전 홈페이지에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를 중국 정부와 동시에 올렸다. 협의문에는 양국이 사드 문제에 대해 소통해 나가기로 했으며, 모든 분야의 교류 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조속히 회복시켜 나가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외시장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수시장에서 실적 부진을 발 빠르게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는 서경배 회장이 강조한 '디지털 혁신' 복안에 따라 시도되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매장 내 VR존 체험 및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확대했고, 라네즈는 세포라닷컴에 입점하는 등 전반적으로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고객 커뮤니케이션이 강화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30개의 약 1500여개 제품을 판매하는 모바일 직영몰 'AP몰' 매출은 지난 3년간 연평균 50.4% 성장했으며, 올해 1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88% 급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내수시장 경쟁력 제고를 위해 상품 및 유통 포트폴리오 강화, 글로벌 사업 다각화 등으로 신성장 동력을 모색해 지속 성장을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