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완봉승 세리머니…잠 깬 호랑이 포효
입력 2017.10.26 22:30
수정 2017.10.26 23:41
양현종 홀로 9이닝 책임지며 4피안타 완봉승
8회 마친 뒤 힘 불어넣는 세리머니 펼쳐
한국시리즈 2차전의 주인공은 완봉승을 따낸 양현종이었다.
KIA는 26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두산과의 홈 2차전에서 양현종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데일리 MVP는 당연히 양현종이었다.
이날 양현종은 홀로 9이닝을 책임지며 122개의 공을 던졌고 4피안타 2볼넷만을 내준 뒤 경기를 끝냈다. 탈삼진 11개에서 보듯 공의 위력 또한 두산 타자들이 손 쓸 수 없을 만큼 대단했다.
사실 양현종이 이번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프로 데뷔 후 11년째를 보내며 아직까지 포스트시즌 승리가 없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팀이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처음으로 가을 야구 마운드에 올랐으나 3경기 동안 1패 평균자책점 6.14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다행히 팀의 우승으로 자신의 부진이 부각되지 않았다.
이후 2011년 준플레이오프서 구원으로 나서 0.1이닝만을 소화했고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6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으나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채 팀의 탈락을 지켜봐야 했다.
양현종은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 나와 “30년 만에 팀의 우승을 광주에서 결정짓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그는 광주 동성고 졸업 후 오로지 고향팀에서만 뛰고 있다. 그만큼 연고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양현종이다.
결연한 각오는 122구 완봉승으로 이어졌다. 특히 이닝이 거듭될수록 공의 위력은 광주 홈팬들의 함성에 힘입어 더욱 힘을 받는 모습이었다.
8회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던 그는 더욱 큰 함성을 유발하는 세리머니로 분위기를 돋우었다. 이 기운을 받은 KIA는 곧바로 이어진 8회말 공격 때 김주찬의 재치 있는 주루플레이로 천금같은 결승점을 뽑을 수 있었다.
9회까지 책임진 양현종은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삼진으로 잡은 뒤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이어 데일리 MVP 수상을 마친 후 다시 한 번 관중석을 향해 팔을 휘저으며 뜨거운 응원에 대한 감사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한편, 양현종의 한국시리즈 완봉승은 이번이 10번째다. 1984년 롯데 최동원을 시작으로 2009년 KIA 로페즈까지 계보가 이어진다. 완봉승을 따낸 팀들의 우승 횟수는 6번. 확률로 따지면 66.7%로 우승에 상당히 기여했음을 알 수 있다.
역대 한국시리즈 완봉승
1984년 롯데 최동원 : 1차전 4-0승(vs 삼성)
1988년 해태 문희수 : 3차전 3-0승(vs 빙그레)
1993년 삼성 김태한 : 2차전 6-0승(vs 해태)
1994년 LG 정삼흠 : 2차전 7-0승(vs 태평양)
1996년 해태 이강철 : 3차전 5-0승(vs 현대)
1996년 현대 정명원 : 4차전 4-0승(vs 해태, 노히트노런)
2003년 현대 정민태 : 7차전 7-0승(vs SK)
2007년 두산 리오스 : 1차전 2-0승(vs SK)
2009년 KIA 로페즈 : 5차전 3-0승(vs SK)
2017년 KIA 양현종 : 2차전 1-0승(vs 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