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송구’ 해커, 치명적 실책이 몰고 온 나비효과

3.2이닝 7실점 부진, 2회초 악송구가 결정적

플레이오프 3차전서 무너진 해커. ⓒ 연합뉴스

NC 다이노스의 에이스 에릭 해커가 초반에 무너지면서 팀 패배의 단초를 제공했다.

NC는 20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3-14로 대패를 당했다.

이로써 NC는 시리즈 전적에서 1승 2패로 밀리면서 한 경기만 패하면 한국시리즈행이 좌절된다.

특히 NC로서는 이날 믿었던 에이스 해커가 초반에 무너진 것이 뼈아팠다. 해커는 두산을 상대로 3.2이닝 5피안타 5볼넷 7실점(6자책)으로 부진했다.

해커는 지난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 선발로 나와 1승 무패 평균자책점 0.68을 기록하고 시리즈 MVP가 됐다. 하지만 이날은 MVP급 활약과는 거리가 멀었다.

1회초 시작부터 불안했다. 해커는 1회초 리드오프 민병헌을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낸 뒤 류지혁과 박건우에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다행히 김재환의 잘 맞은 타구를 2루수 박민우가 호수비를 통해 병살타로 연결되면서 위기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2회초에 또 다시 찾아온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해커는 1사 후 대타로 나온 박세혁에게 몸에 맞는 볼, 최주환에게 중전 안타를 내주며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이후 오재원 타석 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지만 2루에 악송구를 범하며 첫 실점을 허용했다. 병살타로 연결시키기 위해 급한 나머지 노스텝으로 송구를 하다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결국 이 악송구 하나가 3차전의 흐름을 두산에게 넘겨주는 시발점이 됐다. 이후 허경민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만루 위기에 몰린 해커는 민병헌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2회에만 5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특히 해커는 만루 홈런을 허용한 이후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며 마인트 컨트롤에도 실패했다. 3회초 추가로 1실점을 허용한 해커는 4회초 2사 2루 위기에서 결국 교체됐다.

특히 NC 마운드는 에이스 해커가 무너진 뒤 투입된 불펜마저 줄줄이 두산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구창모가 1.1이낭 3실점, 임정호는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아내지 못하고 2실점을 허용했다. 급히 마무리투수 임창민까지 6회초에 투입됐지만 0.2이닝 3피안타 1볼넷을 허용하며 2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두산 역시 선발 투수 보우덴이 3이닝 만에 조기 강판됐기에 NC로서는 충분히 해볼 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NC는 해커에 이어 나온 불펜진들이 두산의 강타선을 막아내지 못했다.

NC 입장에서는 결정적인 순간 나온 해커의 악송구가 두고두고 아쉬울 수밖에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