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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쿠만, 침몰하는 에버턴 구제 방법은?

이근승 객원기자
입력 2017.10.15 17:39
수정 2017.10.15 17:39

이적시장서 엄청난 돈 퍼부었지만 효과 미미

위기에 빠진 쿠만과 골 결정력 부재에 빠진 루니. ⓒ 게티이미지

예상치 못한 흐름이다. 에버턴은 ‘주포’ 로멜루 루카쿠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떠나기는 했지만 올여름 약 1억 5000만 파운드(약 2305억 원)를 투자해 전력을 보강했다.

웨인 루니가 구디슨 파크로 돌아왔고, 마이클 킨과 길피 시구르드손, 데이비 클라센 등 영입 자원 면면도 우수했다. 챔피언스리그 티켓은 따낼 수 없을지 몰라도 ‘빅클럽’을 위협하는 데 앞장서는 역할에는 충실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에버턴은 강등권이 코앞이다. 올 시즌 리그 7경기에서 승리는 단 두 번뿐이고, 네 번을 졌다. 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강호 맨체스터 시티 원정을 떠나 무승부(1-1)를 기록했지만 이후에 벌어진 첼시(0-2), 토트넘 홋스퍼(0-3), 맨유(0-4) 등에게는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초반 대진 운이 좋지 않다고 볼 수도 있지만 홈에서 열린 본머스(2-1)전과 번리(0-1)전을 돌아보면 흔들리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저조한 득점력이 가장 큰 문제다. 개막전과 맨시티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린 루니(2골)와 오마르 니아세(2골)를 제외하면, 리그에서 득점을 터뜨린 선수가 없다. 에버턴이 올 시즌 리그 7경기에서 터뜨린 득점은 4골에 그치고 있다. 아틀란타(이탈리아)전 0-3 완패, 약체인 아폴론 리마솔(키프로스)전에도 2-2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에서도 부진한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이적생들의 활약이 아쉽다. 지난 시즌 스완지 시티에서 9골 13도움을 기록한 시구르드손은 에버턴 이적 후 6경기(5 선발)에 나섰지만, 공격 포인트가 없다. 2016-17시즌 네덜란드 리그에서 14골 9도움을 기록한 클라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빠른 경기 템포와 거친 몸싸움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주전 경쟁에서도 밀린 상태.

루니도 초반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공격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탓에 후방까지 내려와 볼 배급에 집중하는 시간이 길고, 이전 같지 않은 골 결정력이 아쉽다. 잉글랜드의 2017 U-20 월드컵 우승 주역인 도미닉 칼버트-르윈이 빠른 발과 드리블 능력을 자랑하며 희망으로 떠올랐지만, 아직 득점은 없다.

새로운 영입 자원들이 많아진 탓에 완벽한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 것이 저조한 득점력의 원인일 수 있다. 실제로 올 시즌 에버턴 공격진은 대다수가 새 얼굴이다. 붙박이로 나서고 있는 루니와 시구르드손,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서기 시작한 산드로 라미레스, 교체 자원으로 밀린 클라센 등이 호흡에 애를 먹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득점력이 저조한 탓일까. 수비까지 불안하다. 에버턴은 리그 7경기를 치르며 무려 12골을 내줬다. 스리백과 포백을 오가며 수비의 안정을 더 하려 해보지만, 소용이 없다. 킨과 애쉴리 윌리엄스, 필 자기엘카의 호흡이 완벽하지 않다. 왼쪽 측면 수비수 레이턴 베인스의 활약이 저조하고, 공격수 칼버트-르윈이 나서야 하는 우측면은 안정감에 한계가 있다.

모건 슈나이더린과 이드리사 게예가 구성한 중원도 중심을 잡아주기보다 흔들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공수 양면에 문제가 더해지는 상황이다. 10월 A매치 기간 직전, 홈에서 치러진 번리전 무득점 패배는 에버턴의 현 상황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위기다. 지난해 여름 에버턴 사령탑에 부임한 로날드 쿠만 감독은 연일 경질설에 시달리고 있다. 오는 15일 브라이튼전을 시작으로 상승 기류를 타지 못한다면, 경질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쿠만은 휘청거리는 에버턴을 바로잡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에버턴이 빅클럽을 위협하는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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