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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혁신의 44년' 크로노스 콰르텟 10년 만에 내한

이한철 기자
입력 2017.10.05 22:39
수정 2017.10.06 16:08

11월 21일 LG아트센터 '범상치 않은 음악' 예고

크로노스 콰르텟이 10년 만에 내한공연을 갖는다. ⓒ LG아트센터

'현악4중주의 잠재력을 확장시킨다.'

단 한 가지 비전을 위해 지난 44년간 헌신해온 우리 시대 가장 도전적인 현대음악 앙상블 크로노스 콰르텟(Kronos Quartet)이 11월 내한한다.

크로노스 콰르텟의 내한은 美 항공우주국(NASA)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멀티미디어 프로젝트 '썬 링스(Sun Rings)' 공연(2007년 LG아트센터) 이후 10년 만이다. 이번 내한에는 2013년 크로노스의 첼리스트로 새롭게 합류한 한국인 첼리스트 양정인(Sunny Yang)이 함께 한다.

크로노스 콰르텟은 현악4중주단이지만, 보통의 현악4중주단과는 달리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드보르작 등 소위 정통 레퍼토리는 연주하지 않는다. 이들은 '시대정신을 담은 음악을 하겠다'는 창단 이념대로 지금 이 시대 살아 숨 쉬는 음악을 유일한 자양분 삼아 음악계에 혁신의 족적을 남기고 있다.

스티브 라이히, 필립 글래스, 테리 라일리 등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의 절대적인 신뢰 속에 지금까지 무려 900곡에 가까운 음악이 크로노스를 통해 세상의 빛을 보았으며 이 중에는 록, 재즈, 팝, 심지어 우주의 소리까지 소재가 돼 현악 4중주의 경계를 끊임없이 허물었다.

지치지 않는 도전과 혁신의 대명사인 크로노스 콰르텟은 현대음악 앙상블로는 유일하게 그라모폰지가 2006년 선정한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현악4중주단'에 이름을 올렸고, 2011년 음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스웨덴의 '폴라 음악상'을 수상하는 등 그 업적을 널리 인정받았다.

'검은 천사들'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내한공연에서 크로노스 콰르텟은 자신들의 아이콘과도 같은 조지 크럼(George Crumb, 1929~)의 '검은 천사들'과 함께, 자신들이 초연하고 1989년 그래미상을 수상한 스티브 라이히(Steve Reich, 1936~)의 대표작 '다른 기차들(Different Trains)'을 선보인다.

'검은 천사들(1970년 作)'은 크로노스 콰르텟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4대의 현악기 외에 기합과 허밍, 유리잔과 타악기 등을 더하여 베트남 전쟁의 참상을 음악으로 그려낸 '검은 천사들'을 1973년 라디오에서 우연히 듣게 된 제1바이올린 데이비드 해링턴은 그 거칠고 대범하면서도 실험적인 표현에 감명 받아 현악4중주단을 결성했다. 그리고 크로노스 창단과 함께 처음으로 연주했다.

또한 미니멀리즘의 대가 스티브 라이히의 '다른 기차들(1988년 作)'은 만약 유대인인 자신이 2차 대전 당시 유럽에 살았다면 홀로코스트로 향하는 기차를 탔을지도 모른다는 라이히의 상상이 출발점이 된 곡이다.

라이히는 현악4중주와 기차소리, 사람의 목소리를 결합시켜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듣는 듯한 생동감 있는 곡으로 탄생시켰다. 크로노스 콰르텟이 초연하고 녹음한(논서치 레이블) 이 곡은 "경이로운 독창성"이라는 평가와 함께 1989년 그래미상 '베스트 현대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40년간 현악4중주라는 장르에 대변혁을 일으켰다"(폴라 음악상)고 평가 받는 크로노스 콰르텟은 10년만의 내한공연에서도 메인 프로그램과 함께 범상치 않은 음악들을 선보인다. 혁신으로 점철된 크로노스 콰르텟의 44년을 확인할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1월 21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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