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국정원 직원 만나…공황장애 겪어"
입력 2017.09.14 09:22
수정 2017.09.14 14:31
MBC 총파업 결의대회 참석해 고백
배우 문성근은 소송 계획 밝혀
MBC 총파업 결의대회 참석해 고백
배우 문성근은 소송 계획 밝혀
이명박 정부 당시 작성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MB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방송인 김제동이 MB 정권 때 자신이 겪은 국가정보원 직원과 관련한 일화를 공개했다.
김제동은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노제 사전행사를 진행한 데 이어 2010년 1주기 때 사회를 맡았다.
김제동은 13일 서울 상암동 MBC 건물에서 진행된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주최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석해 2010년 1주기 행사를 앞뒀을 때 실제 국정원 직원을 만났다고 털어놨다.
그는 "당시 국정원 직원을 집 앞 술집에서 만났는데 노무현 대통령 서거 때 노제 사회를 맡았으니 1주기 때는 안 가도 되지 않느냐는 제안을 했다"며 "그러면서 제동 씨도 계속 방송해야 하지 않느냐고 했다"고 전했다.
김제동은 "그때 나는 촌놈 시절이라 겁이 없을 때였다"면서 "그때 그 직원에게 '가지 말라고 해서 내가 안 가면 당신이 나를 협박한 게 되니 당신에게도 안 좋다. 그래서 당신을 위해서라도 난 가야겠다. 그래야 뒤탈이 없다' 이렇게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때 국정원 직원은 자기가 VIP(MB)에게 직보하는 사람이라고 했다"며 "VIP가 내(김제동) 걱정을 많이 한다고 하길래 '지금 대통령 임기는 4년 남았지만 제 유권자로서 임기는 평생 남았다. 제 걱정하지 말고 본인 걱정이나 하시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후 집에 들어가서는 무릎이 탁 풀리면서 왜 그런 말을 했는지 후회했다"며 "다음날 아침에는 공황장애까지 왔다"고 고백했다.
김제동은 국정원 직원이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보고 문자를 자신에게 잘못 보낸 일화도 풀어놨다.
그는 "나를 만나는 보고 문자를 국정원 상사에게 보내야 하는데 내게 잘못 보낸 적도 있다"며 "'18시 30분. 서래마을 김제동 만남' 이렇게 문자가 와서 내가 국정원 직원에게 '문자 잘못 보냈다'고 전화를 해서 알려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배우 문성근이 이명박 정부 시절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이하 블랙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소송을 계획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최근 이명박 정부 때 원세훈 전 원장이 수시로 여론을 주도하는 문화·예술계 내 특정 인물·단체의 퇴출과 반대 등 압박활동을 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히며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인물들을 공개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은 ▲이외수 조정래 진중권 등 문화계 6명 ▲문성근 명계남 김민선 등 배우 8명 ▲이창동 박찬욱 봉준호 등 영화감독 52명 ▲김미화 김구라 김제동 등 방송인 8명 ▲윤도현 신해철 김장훈 등 가수 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