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논란 '병원선', 불안한 항해
입력 2017.09.08 06:50
수정 2017.09.08 10:03
간호사 묘사·배우 연기력 '도마 위'
하지원 혼자 이끌어가기엔 역부족
간호사 묘사·배우 연기력 '도마 위'
하지원 혼자 이끌어가기엔 역부족
MBC 새 수목드라마 '병원선'이 방송 초반부터 잡음을 빚고 있다.
'병원선'은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섬에서 배를 타고 의료 활동을 펼치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의사들이 섬마을 사람들과 소통하며 진짜 의사로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하지원이 데뷔 후 첫 의사 역할을 맡아 화제가 됐다.
이 드라마는 방송 초반 '간호사 폄하' 논란에 휩싸였다. 몸에 딱 달라붙는 유니폼을 입는 모습, 응급 상황에서 환자를 피하는 모습 등으로 간호사를 묘사했기 때문이다.
드라마 게시판과 관련 기사의 댓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작가가 취재를 제대로 한 게 맞느냐", "바빠도 너무 바쁜 간호사를 어떻게 저렇게 묘사할 수 있느냐" 등 항의글이 올라왔다.
현직 간호사들은 "간호사 이미지를 안 좋게 표현한 건 모욕"이라고 분노했다.
종합병원에 근무 중인 한 간호사는 "대부분 간호사는 쉴 틈도, 잡담할 시간도 없고 밥도 물도 못 마시면서 일한다. 심지어 화장실 가고 싶은 것도 참아가면서 일하는 게 현실"이라며 "드라마 속 간호사 캐릭터를 보면 작가들이 꼼꼼하게 취재하지 않고 이야기를 쓴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간호사의 이미지가 드라마 영향도 받는데 실제와 다르게 나오면 속상하다"며 "드라마 속 '간호사 폄하' 논란이 어제오늘일이 아니라서 이젠 화도 안 난다"고 토로했다.
논란이 일자 제작진 측은 "좀 더 주의하겠다"고 밝혔으나,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병원선'은 또 주연 배우 강민혁이 연기력 논란에 시달린다. 따뜻한 영혼을 지닌 내과의사 곽현 역을 맡은 그는 다소 딱딱한 대사 처리와 부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
하지원, 강민혁, 이서원 세 주연의 케미스트리(배우 간 호흡)도 좀처럼 빛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6일 방송에선 MBC 파업 여파로 방송이 10분간 지연되기도 했다. 이날 회차에서는 선원의 팔을 도끼로 잘라 응급 처치를 한 송은재(하지원)의 모습이 나왔다.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너무 무리수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청자는 "의사가 환자 동의도 없이 도끼로 환자 팔 내려치는 건 처음 본다"고 꼬집었고, 또 다른 시청자는 "도끼 나올 때 경악했다"고 짚었다.
"마취도 안 하고 도끼로 무조건 절단하냐. 쇼크로 먼저 죽겠다"는 의견도 나왔다.
온갖 논란에도 '병원선'은 시청률 1위를 고수 중이다. 드라마에 대한 평가가 갈리는 상황에서 순항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