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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 입‧출금 ATM, 투자 8년 만에 인터넷은행 타고 훨훨

최승근 기자
입력 2017.09.07 15:09
수정 2017.09.07 17:53

카카오뱅크 이용 고객, 전국 4000여 세븐일레븐 점포서 금융업무 처리

무인점포 개발 박차…생체 인식 결제 이어 엘페이, 캐시비 결제도 가능

세븐일레븐을 찾은 한 고객이 입출금이 가능한 ATM 기기를 이용하는 모습.ⓒ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이 운영하고 있는 입‧출금 ATM 서비스가 최근 인터넷은행 붐을 타고 동반 상승효과를 보고 있다. 전국 방방곡곡에 자리 잡고 있는 편의점의 이점을 살려 업계 최초로 서비스에 나선 지 8년 만이다. 현재 전국 4000여대의 입‧출금 ATM 기기를 운영하고 있는 세븐일레븐은 이 같은 강점을 살려 종합 생활금융서비스 인프라 선두주자로 자리매김 한다는 방침이다.

세븐일레븐은 일본 세븐일레븐이 2001년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인 세븐뱅크를 설립하고 전국 매장에 2만여대의 ATM기를 설치, 운영하며 오프라인 은행 지점 역할을 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2009년부터 국내에서 ATM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입금과 출금이 동시에 가능한 ATM 서비스는 세븐일레븐이 최초였다.

일반 은행과의 거래가 많았던 당시에는 주로 출금 기능만 이용하는 고객이 대부분이었고, 편의점들도 ATM 기기 보다는 출근 서비스만 가능한 현금지급기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격 면에서도 ATM 기기는 대당 1000~1500만원 수준으로 현금지급기에 비해 3배 정도 비쌌다.

하지만 세븐일레븐은 일본의 금융환경 변화를 목격하고 8년 간 꾸준히 ATM 서비스 매장을 확대하며 투자를 지속했다.

그러다 올 들어 K뱅크, 카카오뱅크 등 국내에도 인터넷은행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그간의 노력이 빛을 발하게 됐다.

지난 6월 세븐일레븐의 모그룹인 롯데가 카카오뱅크와 유통‧금융부문 융합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카카오뱅크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후발주자들은 관련 서비스를 이제 시작할 시점인데 비해, 세븐일레븐은 ATM 인프라 구축이 끝난 상태여서 세븐일레븐과 카카오뱅크 모두 윈-윈 하는 모델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카카오뱅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그간 외면 받았던 입금 서비스 이용자도 늘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매장의 ATM기 이용 서비스 현황을 분석한 결과, 카카오뱅크 가입 고객의 경우 입금 서비스 이용 비율은 30.9%로 10명 중 3명은 현금 입금을 위해 세븐일레븐 ATM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가입 고객(10.6%)보다 3배가량 높은 수치다.

이는 카카오뱅크 가입 고객들이 은행에 가지 않더라도 세븐일레븐에 설치된 4000여대의 ATM기를 활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간편하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어 이용률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세븐일레븐은 분석했다.

실제 한 금융자동화기기 전문업체에 따르면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입금과 출금, 이체 등 복합서비스가 가능한 ATM기의 약 90%가량이 세븐일레븐에 설치된 것으로 추산된다.

세븐일레븐은 현재 입‧출금 ATM 4000여대를 비롯해 현금지급기(CD) 2000대 등 총 6000여 매장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 수수료가 무료라는 점도 고객 만족도를 높인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카카오뱅크 가입 고객이 세븐일레븐 ATM기를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게 되면 건당 최대 1300원까지 발생하던 이용 수수료가 면제된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일반 먹거리만 가지고는 점포의 경쟁력을 높이기 어렵다”며 “입출금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세븐일레븐을 찾는 고객들이 다른 상품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 공간 여건만 되면 점주들도 ATM 기기를 설치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븐일레븐은 최근 무인점포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 타워에 생체 인식 결제 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인점포를 오픈했다.

이어 이달 6일에는 생체 인식기술을 활용한 기존 핸드페이 외에 L.pay(엘페이)와 캐시비 교통카드 결제 서비스를 추가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결제 서비스 확대와 함께 점포 출입 절차도 완화했다. 이전엔 롯데월드타워 오피스 이용객 중 핸드페이 사전 등록자에 한해 점포 출입이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는 오피스 근무자임을 확인하는 사원증만 있으면 자유롭게 무인점포를 이용할 수 있다.

김수년 세븐일레븐 미래전략팀장은 "시스템 효율 증대, 보안 등 대중적 상용화를 위해선 아직 개선해야 할 요소들이 여전히 많지만 이번 신규 서비스를 통해 롯데월드타워 같은 제한된 오피스 상권 안에서는 충분히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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