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김지원 "박서준과 로맨스, 점점 더 좋아졌죠"
입력 2017.07.29 08:45
수정 2017.07.30 09:17
'쌈 마이웨이'서 20대 청춘 애라 역
차기작은 사극 영화 '조선명탐정3'
'쌈 마이웨이'서 20대 청춘 애라 역
차기작은 사극 영화 '조선명탐정3'
인터뷰 자리에 씩씩하게 걸어들어온 김지원(24)은 애라 그 자체였다. 줄무늬 티셔츠와 검은색 바지, 수수한 차림으로 나타난 그는 애라 같은 사랑스러운 에너지를 뿜어냈다.
최근 종영한 KBS2 '쌈 마이웨이'를 마친 김지원을 서울 논현동에서 만났다.
'쌈 마이웨이'는 지난달 11일 시청률 13.8%(닐슨코리아·전국 기준)로 종영했다. 드라마는 부족한 '스펙' 때문에 '마이너리그'에서 살아가면서도 '마이웨이'를 고수하려는 청춘들의 성장 로맨스를 그렸다.
1·2회에서 SBS '귓속말'에 밀려 5∼6%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던 이 드라마는 입소문을 타고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10%를 넘어섰다. 탄탄한 이야기와 깨알 재미, 배우들의 연기력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김지원은 아나운서가 꿈인 최애라를 연기했다. 전작 '태양의 후예'(2016)에서 윤명주 역을 맡아 인기를 얻은 그는 애라를 사랑스럽게 만들었다. 힘든 상황에서도 기죽지 않는 그녀는 '힐링'이었다.
김지원은 "이번 작품이 잘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촬영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서 기뻤다"고 미소 지었다.
2010년 한 광고로 데뷔한 김지원은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 '아름다운 그대에게'(2012), '상속자들'(2013), '갑동이'(2014) 등에 출연하다 지난해 방송한 '태양의 후예'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번 '쌈 마이웨이'는 그의 첫 주연작이다.
부담이 없었냐고 묻자 그는 "배우는 책임을 져야 하고, 여러 부분에서 오는 중압감을 벗어나야 한다"면서 "작품은 나 혼자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출연진, 제작진 모두가 애써주신 덕에 '쌈 마이웨이'가 잘 된 듯하다"고 당차게 얘기했다.
"이렇게 많은 분량을 소화한 건 처음이에요. 밝은 애라를 연기하면서 저도 긍정적인 사람이 됐어요. 제겐 큰 도전이었는데 잘 돼서 다행입니다. 애라를 통해 '나한테도 이런 면이 있구나', '나도 이런 연기를 할 수 있구나'라는 걸 깨닫게 됐답니다."
극 중 화제가 된 건 20년 지기 소꿉친구 동만(박서준)과 애라의 로맨스다. 남사친(남자사람친구), 여사친(여자사람친구) 관계였던 두 사람은 남들은 다 알지만 둘만 모르는 감정을 키워왔다. 훈훈한 남사친, 여사친은 판타지였다.
김지원은 "동만이와 애라는 서로 좋아하는 타이밍이 달라서 20대 후반에서야 서로에 대한 감정을 비로소 느낀 것"이라며 "결국 인연은 '지금 내 옆에 있는 이 사람'이구나 싶은 거다. 사실 진정한 남사친, 여사친은 최애라와 김주만(안재홍)이다"고 웃었다.
동만이와 애라의 로맨스는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만들었다. 두 사람이 마음을 확인한 후에는 "너무 설레서 잠이 안 온다"는 시청평이 이어졌다. 동만이의 사랑을 듬뿍 받은 김지원은 "나도 설렜다"며 "동만이와 애라는 남사친, 여사친에 대한 판타지를 자극했다"고 강조했다.
'멜로 장인' 박서준과의 호흡이 좋았던 터라 시청자들은 둘이 사귀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서준 오빠와의 호흡은 참 좋았죠. 호흡을 맞출수록 점점 더 좋아졌어요. 시청자들이 동만과 애라를 예쁘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서준 오빠가 아이디어를 많이 내서 설레는 장면에선 더 설레고, 재밌는 장면에서 더 재밌었습니다. 서준 오빠의 배려를 많이 받았어요. 장난치는 걸 좋아하지만 연기할 땐 굉장히 진지해요. 많은 분이 왜 박서준 오빠를 좋아하는지 알게 됐죠."
가장 설렜던 장면은 남일바에서 애라와 동만이가 얘기하다가 동만이가 애라를 '꽉' 끌어당기는 장면이란다. 찍기 전에도 설렜고, 찍을 때도 설렜단다.
김지원이 생각하는 동만이의 매력은 무엇일까. "친구 같다가 '훅'치고 들어오는 상남자 같은 매력이 있어요. 운동하는 남자의 매력도 있고요. 내가 위험할 때 언제든 달려올 수 있고, 지켜주는 판타지 같은 남자죠. 무엇보다 편한 매력이 좋아요. 같이 밥 먹어도 체하지 않고, 라면 하나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남자, 애라와 맞는 남자가 고동만이에요. 누구든 동만이를 좋아할 겁니다."
애라의 매력에 대해선 "힘들어도 꿋꿋한 '캔디' 같은 캐릭터는 아니다"라며 "아프면 울고, 그러다 털어버리는 솔직한 여자다. 애라의 곁에 있는 사람들이 애라를 예쁘게 봐줘서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탄생했다. 애라와 주변 인물들 덕에 지치지 않고 즐겁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극 중 애라는 귀여운 애교를 선보이기도 했다. 김지원은 "난 애교가 없어서 애교를 선보이는 장면에선 민망했다"며 "대본이 워낙 재밌어서 애교신은 엔지 없이 찍으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애라는 동만이의 꿈을 반대하기도 했다. 동만이가 다칠 걸 두려워해서였다. 실제로 그런 상황이면 김지원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똑 부러지는 답변이 나왔다. "아무리 연인이지만 그 사람의 인생이 있잖아요. 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의 꿈을 막을 순 없다고 생각했어요. 애라는 동만이의 꿈이 싫었던 게 아니라, 동만이가 다쳐서 꿈을 이어나가지 못할까 봐 걱정했던 거라고 생각해요. 장내 아나운서를 선택한 것도 결국은 동만이를 응원해서였던 거죠. 아마 저라도 연인 곁에서 응원했을 듯해요."
실제 연애 스타일은 '애라와 동만이 같은 만남'을 추구한다고. 서로 편한 관계가 좋단다.
동만 역의 박서준을 비롯해 주만 역의 안재홍, 설희 역의 송하윤과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했다. 드라마 종영 후 제주도로 포상휴가를 다녀온 그는 "대학생 엠티 때처럼 열심히 놀았다"며 "밤을 새우고 수다 떨며 지냈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많이 됐다"고 동료들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8월부터는 영화 '조선명탐정3'(가제) 촬영에 들어간다. 영화는 의문의 흡혈 연쇄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뭉친 명탐정 김민(김명민)과 서필(오달수), 그리고 기억을 잃어버린 채 이들과 함께 하는 여인(김지원)의 이야기를 담은 코믹 어드벤처 탐정극이다. 김지원은 기억을 잃은 채 김명민, 오달수와 함께 사건을 풀어나가는 여인으로 분한다.
그는 "사극과 액션이 가장 큰 미션이지만 재밌을 것 같다"며 "앞으로 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작품을 할 때마다 걸음마부터 시작해요. 배우는 길게 보고 하는 직업이니깐 천천히, 차근차근 가려고 합니다. 지금 이 시점에 좋은 작품을 많이 만나서 운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쉴 때는 '집순이'라는 그는 "집에서 드라마와 영화를 보거나 책 읽고,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건 다한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김지원이 생각하는 '김지원의 매력'을 물었다. "어머, 자소서 아닙니까? 호호. 평소엔 얌전한데 연기할 땐 확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모습인 듯해요. 굳이 꼽자면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