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와머니 국내시장 철수설 모락모락
입력 2017.07.17 06:00
수정 2017.07.17 06:30
법정 최고금리 인하 구체화···산와머니 철수설 고개
이자제한법 논의 때도 국내 시장 떠난다는 방침 세워
수익성 악화 요인 불거지는데···첫 배당 실시 의구심
법정 최고금리 인하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일본계 대부업체인 산와머니의 국내시장 철수 가능성이 또 다시 제기되고 있다 ⓒ산와머니
새 정부의 법정 최고 이자율 인하 의지가 정계 법안 발의 등으로 구체화하는 가운데 일본계 대부업체 산와머니의 국내 시장 철수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11년 이자제한법 개정논의 당시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는데다 한국시장 진입 이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배당을 최근 실시했기 때문이다. 수익성 악화 요인이 불거지는 시기에 투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올해 중으로 대부업법상 최고금리를 인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금리 상한을 연내 25%로 제한하고 임기 말인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낮춰 20% 수준에 맞추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 등 야당도 정부의 최고금리 인하 움직임에 발맞추고 있다.
지난달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이 법정 최고금리를 27.9%에서 19%로 8%포인트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대부업법 개정안을 내놓은데 이어 최근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까지 이자율 상한을 20%로 제한하는 법안을 대표발의 한 것이다.
정부와 국회가 최고금리 인하에 뜻을 모으면서 대부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라는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놓인 가운데 일본계인 산와머니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를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2002년 일본 산와그룹의 한국법인으로 출범한 산와머니는 일본에서 저금리에 돈을 빌려와 국내에서 고금리로 대출하는 영업방식으로 수익을 내며 사업을 확장했고 지난해 당기순이익 1547억원을 거두며 업계 1위로 올라섰다.
반면 산와그룹 일본법인이었던 SF코퍼레이션(구 산와파이낸스)은 지난 2011년 8월 파산했는데 일본 정부가 2006년 대금업법을 개정해 29.2%였던 최고금리를 15~20%로 인하한데 이어 2010년 6월 전면 시행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금리인하 여파로 일본법인이 파산하는 모습을 지켜본 산와머니는 지난 2011년 당시 한나라당이 이자 상한을 30%이하로 낮추는 내용의 이자제한법 개정을 추진하자 법 개정을 전제로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당시 대주주인 일본 유나이티드사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돈을 들여왔던 산와머니는 국내 저축은행·캐피탈에서 자금을 조달하던 다른 업체들보다 경쟁우위에 있다고 판단하고 영업을 지속했지만 최고금리가 일본과 같은 20%로 떨어지면 철수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견해다.
산와머니의 철수설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근거는 매년 수천억원의 순익을 올리면서도 그동안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배당을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했다는 사실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산와머니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1547억원 중 64%인 995억원을 주주에게 배당했다.
산와머니의 대주주는 일본 산와그룹이 100% 출자한 페이퍼컴퍼니 유나이티드로 95%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유나이티드 대표이사인 야마다 고이치로가 4.85%를 소유하고 있다. 철수를 염두에 두고 본격적으로 투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산와머니가 대주주인 유나이티드와 10년간 6%대 금리로 3000억원을 빌리는 계약을 맺고 이에 대한 이자로 1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일본에 보낸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산와머니 관계자는 “국내시장 철수 관련해서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방침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