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한국토지신탁, 정비사업시장 '광폭행보' 눈길…리스크는 확대

권이상 기자
입력 2017.07.07 16:11
수정 2017.07.07 16:15

올 서울 흑석11·부산 범일 3구역 등 사업대행자로 잇따라 선정 '눈길'

차입형 개발신탁 비중 높아 신용등급 등 하락 주 원인 작용

한국토지신탁이 정비사업시장에서 잇따라 조합을 대신하는 사업자대행자로 선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미지는 한토신이 최근 수주한 흑석 11구역 조감도. ⓒ서울클린업시스템



신탁업계 ‘큰형’으로 알려진 한국토지신탁이 정비사업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토신은 최근 신탁방식으로 진행 중인 주요 정비사업지에서 잇따라 사업대행자로 선정되고 있다.

특히 서울과 부산, 대전 등 처음으로 사업대행자 신탁방식으로 추진되는 사업을 선점해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다만 수주한 정비사업 대부분이 차입형 개발신탁 방식으로 수익성이 높지만, 사업장에서 대량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대출금 환수가 어려울 수 있어 리스크는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7일 신탁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지난해 대전지역 재건축 최대어인 용운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사업대행자로 지정된데 이어 서울 흑석11구역, 부산 범일3구역을 잇따라 선점했다.

사업대행자 신탁방식은 신탁사가 조합원 토지를 명의신탁받아 조합 대신 정비사업의 주체가 돼 자금조달부터 분양, 인허가 등을 총괄해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신탁사는 조합원 분담금과 일반분양분의 분양총액을 합친 것의 평균 3% 수준으로 수수료를 받는다.

우선 한토신이 수주한 대전 융운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현재 낡은 아파트를 최고 34층 높이, 18개동 2244가구로 새로 짓는 것이다. 주택형별로는 ▲42㎡ 100가구 ▲59㎡ 870가구 ▲72㎡ 469가구 ▲75㎡ 361가구 ▲84㎡ 444가구로 구성된다. 이중 일반분양분은 1278가구다.

한토신은 이어 서울 흑석11구역 재개발 사업대행자로 선정됐다. 이 곳은 서울에서 처음으로 사업대행자 신탁방식으로 추진되는 재개발 사업지다.

흑석1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지난달 27일 흑석동 주민센터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해 신탁 방식으로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결정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토신을 선정했다. 총 조합원 605명 중 421명이 투표에 참석해 409명 찬성으로 안건이 가결됐다.

동작구 흑석동 304번지 일대 8만 6529㎡를 정비하는 흑석 11구역은 빌라 및 연립주택 등을 헐고 1414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로 거듭날 계획이다. 한토신은 연내 재정비촉진계획 변경 후 내년 2018년 8월 사업시행 인가, 오는 2019년 2월 관리처분 인가, 2019년 12월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준공은 오는 2022년 예정이다.

한토신은 또 '첫 신탁 도시환경정비'으로 부산 범일3구역을 수주해 눈길을 끌었다. 이 사업은 부산시 동구 범일동 830-90 일대에 지하 4층~지상 49층 총 4개동, 1067가구(오피스텔 230실 포함)를 신축하는 것이다.

이뿐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한토신은 오는 8일 예정인 인천 학익1구역 재개발 사업대행자로 선정될 예정으로 사업대행자 신탁방식 수주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업계는 한토신의 광폭 행보에 다소 우려 섞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회사가 수주한 정비사업 대부분이 ‘차입형토지신탁방식'이기 때문이다.

차입형토지신탁은 신탁사가 높은 자체 신용을 활용해 시행사(조합)에게 직접 자금을 대출해준다. 사업 특성상 수익률이 높지만, 분양률이 저조해 대량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대출금 환수가 어려울 수 있어 신탁사의 리스크 또한 크다.

이러한 맥락으로 한토신은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한토신의 장기 신용등급을 'A 안정적'에서 'A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액 1762억원 중 1669억원(95%), 영업수익 1651억원 중 1364억원(83%)은 차입형 개발신탁 관련 수익으로 구성돼 의존도는 업계 내에서 가장 높다”며 “차입형 개발신탁 상품이 분양경기에 매우 민감하고 회사 사업 포트폴리오 집중을 감안할 때 실적 변동성은 과거대비 크게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