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하이킥' D램·낸드 가격 상승세, 하반기에도 지속
입력 2017.07.02 06:00
수정 2017.07.02 07:17
지난해 상반기부터 우상향 가격 그래프 계속 이어져
수급불균형 장기화...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상고하고
수급불균형 장기화...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상고하고
올 상반기 거침없이 상승해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가파르게 증가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지속적으로 달리는 양상이어서 올해 가격은 상고하고의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한 해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 증가분이 수요 증가분을 따라 잡지 못하면서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가격 그래프의 우 상향은 지속될 전망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는 같은 메모리반도체로 전원이 공급되지 않아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여부에 따라 휘발성 메모리(D램)과 비휘발성 메모리(낸드)로 나뉜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의 대표 주력 제품인 DDR4 4기가비트(Gb)의 가격이 가장 최근인 지난 5월 말 기준 가격 이 3.0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1.94달러에 비해 약 59.3% 상승했고 1년 전인 지난해 6월(1.31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135.8%나 상승한 수치다.
또 다른 제품인 DDR4 8기가비트(Gb) 제품도 5월 말 기준 가격이 6.50달러로 지난해 말(4.19달러)과 지난해 6월 말(2.94달러)에 비해 각각 55.1%와 121.1% 오르는 등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2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10% 이상 상승한 데 이어 3분기도 5%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낸드플래시도 마찬가지다. 메모리카드와 USB 범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128Gb 멀티레벨셀(MLC) 제품의 지난 5월 말 기준 가격은 5.52달러로 지난해 말(4.22달러)에 비해 약 30.8%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6월 말(3.60달러)과 비교하면 약 53.3% 오른 것이다.
이러한 가격 상승의 요인은 역시 수요로 기울어진 수급 불균형 때문이다. 사고 싶은 사람은 많은데 팔수 있는 양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PC와 스마트폰 등 일부 제품에 국한됐고 제품의 사양도 높은 수준의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가상현실(VR)·증강현실(AR)·클라우드·머신러닝 등 신기술의 등장으로 이들 분야에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공급은 이와는 반대 양상이다. 치킨게임을 하던 시절과 달리 업체 수도 줄어든 데다 이들 업체들도 그동안 재고 우려로 인해 시황을 봐가면서 생산력을 점진적으로 증대해 왔기 때문에 급증한 수요를 따라 잡기에는 힘이 부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과거와 달리 10나노대 D램과 3D V낸드(3차원 수직구조 낸드) 등 공정 미세화와 적층구조 구현 등으로 이전에 비해 동일한 웨이퍼 양에서 뽑아낼 수 있는 양이 예전보다 적은 것이 현실이다.
조만간 3D 낸드를 주력 생산하는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이 가동될 예정이고 SK하이닋도 하반기 72단 3D 낸드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지만 빠르게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메모리반도체의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이 하반기에도 지속되면서 시장의 강자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양사 모두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달성한 가운데 2분기에 재경신이 유력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역대 최대 실적을 예약한 상태로 올해 연간 영업이익 30조원 달성이 불가능한 수치만은 아니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연간 영업이익 10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의 수급 불균형은 올 하반기를 넘어서 내년까지도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사업의 호 실적이 예상보다도 장기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