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야구장 30배 크기' 영동대로 지하공간 개발…싱크홀 문제는?
입력 2017.06.29 17:38
수정 2017.06.29 17:43
2023년까지 영동대로 일대 거대 지하도시 구축, 총 사업비 1조3067억
"국내 대부분 싱크홀 현상 인위적 요인으로 발생…사전 점검 확실해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강남구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사업 추진에 본격 시동을 건 모양새다. ⓒ서울시
2023년까지 영동대로 일대 거대 지하도시 구축, 총 사업비 1조3067억
"국내 대부분 싱크홀 현상 인위적 요인으로 발생…사전 점검 확실해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강남구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사업 추진에 본격 시동을 건 모양새다. 이를 두고 강남 빌딩숲 사이 시민이 모일 수 있는 대형 광장이 생긴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는 반면, 지하 개발로 인한 '싱크홀' 현상 등 안전·환경문제도 여럿 제기된다.
서울시는 오는 2023년까지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일대에 잠실야구장 30개 크기(42만5,000㎡) 규모의 거대 지하도시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대형광장을 비롯한 복합환승센터 및 통합역사, 편의시설을 갖춘 공공·상업시설, 관광버스 주차장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1조3067억 원으로 책정됐다.
시는 29일 이 같은 내용의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 기본계획안을 발표, 거대 지하도시 구축 작업에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시에 따르면 2023년까지 2호선 삼성역~9호선 봉은사역 사이 강남구 영동대로 하부에 국내 최초의 복합환승센터 구축을 중심으로, 지하 6층·연면적 16만㎡ 규모의 대규모 지하도시가 들어선다.
우선 2021년 완공 예정인 코엑스와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사이 영동대로 일부(480m)가 지하도로화 되고, 차량이 사라진 지상부에는 길이 240m·폭 70m의 대형광장이 조성된다. 고층빌딩이 빽빽이 들어선 강남 빌딩숲에 시민들을 위한 중앙광장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강남구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사업 추진에 본격 시동을 건 모양새다. ⓒ서울시
지하도로 밑 지하 1~6층까지는 통합역사를 비롯해 시민 편의시설이 들어설 전망이다. △지하 1~2층에는 도서관, 박물관, 전시장 등 '공공시설'과 대형서점, 쇼핑몰 같은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지하 3층에는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관광버스 주차장이 △지하 4~6층에는 KTX 동북부연장, 위례~신사선 등 5개 광역·지역철도를 탈 수 있는 '통합역사'가 구축된다.
여기에 영동대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코엑스와 현대차 GBC를 폭 40m의 지하통로로 연결하면서 잠실야구장 30개 크기 규모의 거대 지하도시가 구축된다는 설명이다. 코엑스와 GBC 건물을 비롯해 2호선 삼성역·9호선 봉은사역 등 주변 건물 14개와 지하로 연결될 전망이다.
이는 국내 지하공간 개발에 있어 역사상 최대 규모다.
그런데 그간 지하 개발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 등이 지적되며 우려 또한 큰 것이 현실이다. 앞서 지하 6층·지상 123층 규모로 건물 높이만 555m에 이르는 제2롯데월드 건설 당시 주변에서 땅이 꺼지는 '싱크홀'(지반침하) 현상이 발생하며 지하 개발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국내 대부분의 싱크홀 현상이 자연적 요인이 아닌 지하개발 등 인위적인 요인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지하공간의 활용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도심에서 발생하는 땅 꺼짐 현상은 대부분 외부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경기도의 조사에 따르면 땅 꺼짐 현상은 주로 노후 상수도로 인한 발생, 굴착 공사 다짐 불량 등으로 발생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강남구 영동대로 지하공간 통합개발 구축 계획을 발표하며 사업 추진에 본격 시동을 건 모양새다. ⓒ서울시
박창근 교수 "환경영향평가 보고서, 신뢰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최근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에 따른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전문가 패널로 참석한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서울시의 해당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검토하고 "지하굴착으로 인한 지하수 흐름이나 지하수 사용계획 등에 대한 조사가 부실하거나 잘못돼 있어 신뢰하기 어렵다"며 "하천 유량 감소 및 수위저하로 인한 지반침하 발생 등 주변 영향평가 및 지하수 저감 방안 등에 대해서도 상세한 설명이 추가돼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박 교수는 지난 2014년 제2롯데월드 건설로 인한 싱크홀 문제와 관련해 서울시 전문가 조사단장으로 일한 이력이 있다.
현재 영동대로를 비롯 광화문과 종로 일대 등 서울에서 지하화 사업이 활발히 추진 되는 가운데, 한 번 공사를 시작하면 복원이 어려운 지하 공간의 경우 그만큼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꼼꼼히 검증하고 사업에 착수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