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MOM, 이유 있는 인터뷰 거절
입력 2017.06.19 12:09
수정 2017.06.19 12:11
멕시코와의 컨페드컵 1차전서 2-2 무승부
경기 후 모든 인터뷰 거절, 이적설 의식?
세계 축구계가 혼란에 휩싸였다. 레알 마드리드의 2시즌 연속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우승을 이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팀을 떠나겠다는 폭탄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스페인 세무 당국의 탈세 관련 조사에 대한 강력한 불만이 원인이다.
물론 호날두의 이적은 쉽지 않다. 계약 기간이 무려 4년이나 남았고, 이적료와 주급을 감당할 수 있는 팀이 많지 않다. 축구에서 불가능이란 없다. 과거 루이스 피구가 바르셀로나를 떠나 레알로 이적했고, 폴 포그바가 이적료 역사를 새롭게 쓰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돌아왔다.
호날두의 이적이 현실로 이루어진다면, 가능성이 가장 큰 팀은 친정팀 맨유다. UCL 우승을 포함해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여전히 팬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다. 맨유는 호날두의 이적료를 포함해 주급까지도 감당할 수 있는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MOM 호날두’, 컨페드컵 들어 올리고 맨유 이적할까
급작스러운 이적 선언으로 인해 경기에만 집중하기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호날두는 역시 호날두였다.
호날두가 선발 출전한 포르투갈은 19일(한국시각)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FIFA(국제축구연맹) 컨페더레이션스컵 러시아 2017’ 조별리그 A조 1차전 멕시코와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포르투갈은 호날두를 앞세워 승리를 눈앞에 둔 듯했지만, 경기 막판 동점골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포르투갈은 멕시코의 강한 전방 압박과 높은 점유율에 맞서 호날두를 앞세운 빠른 역습으로 대응했다.
전반 19분 호날두의 프리킥이 수비벽에 맞고 나온 것을 주앙 무티뉴가 잡아 크로스를 올렸고, 페페가 뒤로 내준 것을 호날두가 발리슛까지 연결했지만, 골대를 맞췄다. 이것을 무티뉴가 재차 슈팅으로 연결하며 멕시코의 골망을 흔들기도 했지만, 비디오 판정(VAR) 결과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아쉬움이 남았다.
이후 포르투갈의 공격이 날카로움을 더했고, 마침내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34분 호날두가 스피드를 활용한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 3명의 시선을 완전히 빼앗았고, 절묘한 패스와 함께 히카르도 콰레스마의 선제골을 도왔다. 득점이 아니어도 빛났던 ‘에이스’의 품격이었다. 호날두는 전반 39분에도 환상적인 힐 패스로 관중석을 들썩이게 했지만, 콰레스마의 왼발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가면서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포르투갈은 전반 41분 왼쪽 풀백 하파엘 게레이루의 실수로 멕시코의 ‘슈퍼스타’ 치차리토에게 동점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후반 40분 세드릭 수아레스가 역전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는 듯 보였다. 하지만 멕시코는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추가 시간 얻어낸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헥토르 모레노가 멋진 헤딩슛을 성공시키며, 포르투갈의 승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포르투갈이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호날두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경기 공식 MOM(Man of the Match) 역시 그의 몫이었다. 이적설로 인해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호날두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스피드를 활용한 역습을 주도했고, 날카로운 슈팅뿐 아니라 패싱력까지 뽐내며,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호날두의 이적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호날두는 경기 후 모든 인터뷰를 거절했다고 한다. 경기 내용보다는 이적설에 대한 질문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호날두가 경기장 안에서 보여주는 환상적인 플레이만큼이나 그의 말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2017 컨페더레이션스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