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세력이 되면서 햇빛에 드러나는 좌파의 추한 민얼굴
입력 2017.06.18 08:01
수정 2017.06.22 15:41
'신악(新惡)이 구악(舊惡)을 뺨친다'라는 장탄식 나와
과거 휘두른 '도덕' 잣대, 더 엄격하게 스스로 적용해야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사퇴했다. 문재인 정권의 첫번째 낙마자다. 안 후보자는 16일 오전만 하더라도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적극 해명하며 완주의사를 분명히 밝혔었다.
문제가 되었던 아들의 고교시절 징계과정에 대해 부모로서 탄원서만 제출했지 외압을 행사하지는 않았노라고 상세히 해명하고 필요하다면 당시 제출한 탄원서도 공개하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오후에 퇴학을 면한 안 후보자의 아들이 작년 서울대에 수시합격한 사실이 보도되면서 결국 자진사퇴한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도덕성을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파면하고 구속까지 시키고 출범한 정권이다. 그 어느 때보다, 또 그 어떤 가치보다 월등한 도덕성이 요구되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들도 마땅히 그럴 것으로 기대했다.
'신악(新惡)이 구악(舊惡)을 뺨친다'라는 장탄식 나와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한마디로 가관이다. 안경환 내정자가 첫 낙마자로 불명예를 안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인사는 도덕성 측면에서 완벽한 실패이자 참사다.
위장전입, 논문표절은 기본이고 다운계약서와 음주운전에 결혼사기까지… 도대체 어디서 이런 인물들만 골라내나 싶을 정도로 다채롭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양심세력으로 행세해 온 좌파 시민단체 출신들의 부도덕성은 국민들에게는 충격이다. '신악(新惡)이 구악(舊惡)을 뺨친다'라는 장탄식도 나온다. 오히려 이념과 무관하게 관료의 길을 걸어온 후보자들이 훨씬 깨끗하고 도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십년간 좌파 시민단체들은 도덕성을 무기로 제도 정치권을 끊임없이 비판하고 질타하며 우리사회의 급진적 변혁을 선도해 왔다.
그들은 용어선점 전술의 귀재들이다. '정의'와 진보', '참여'와 '개혁' 그리고 '착한'과 '아름다운'까지 온갖 참한 용어들은 모두 선점했다. 그리고 우파 정치권을 '수구'와 '독재', '기득권'으로 몰아부쳐 부정적 프레임에 가두어 놓고 그 반사효과를 톡톡히 누려왔다.
수십년간 지속된 좌파의 용어선점 전술 영향으로 좌파는 '선', 우파는 '악' 각인
국민들은 이런 착한 용어들에 도덕성은 당연히 수반되는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 수십년간 지속된 이런 용어선점 전술의 영향으로 좌파는 '선'이고 우파는 '악'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젊은 세대에 각인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지난 탄핵사태와 이번 대선 결과는 지난 날 좌파들의 오랜 기간 이미지 메이킹이 가져다준 승리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좌파 시민단체들의 추한 민얼굴은 그들이 기득권 세력 되면서 드러나
역설적으로 좌파 시민단체들의 추한 민얼굴은 그들이 집권해 기득권 세력이 되면서 드러났다. 이들의 부도덕성은 노무현 정권 때부터 조금씩 노출되기 시작해서 이번에 본격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좌파세력들의 부도덕성은 자식문제 특히 교육문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문재인 정부와 좌파 교육감들은 평등교육을 내세워 자사고 등 특수목적고의 폐지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단체 출신들 거의 대부분이 예외없이 자식을 자사고나 외고, 특목고, 아니면 강남의 요지에 진학시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좌파, 평등교육 내세워 특목고 폐지 주장하지만 본인들 자식교육은 반대로
시민단체 출신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자신의 공약에 역행하여 두 아들 모두 자사고에서 공부시켰다.사퇴한 안 후보자의 아들도 자사고 출신이다. 강경화 후보자는 딸을 자사고에 입학시키기 위해 위장전입까지 했다.
문 정권의 실세인 조국 민정수석은 시민단체 시절 특목고 폐해를 강하게 비판했었다. 그러나 그도 자신의 딸을 특목고와 이공계 대학을 거쳐 의학전문대학에 진학시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입으로는 '사람이 먼저'고 '사회적 약자 우선'을 외쳤지만 까고 보니 '내 자식이 먼저'였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참여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과 정동영 당시 통일부장관은 콘돌리사 라이자 미국 국무장관의 추천서를 받아 아들들을 각각 스탠포드에 진학시켰었다. 앞으로는 반미를 외치면서 뒤로는 아들들의 추천서를 부탁하는 대한민국 서열 1, 2위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낯뜨거운 일이다. 이것이 대한민국 좌파들 위선의 실체인 것이다.
남의 티끌은 보면서 자신들 눈에 들보는 안 보려는 좌파들의 오만과 위선
또하나 이번 인사참사를 통해 확인한 것은 좌파들의 오만과 위선이다. 그들은 자신들만 정의롭다는 집단 오만에 사로잡혀있다. 남들 눈에 티끌만 보이고 자신들 눈에 들보는 안 보이고 보려 하지도 않는다.
남이 하면 적폐인데 내가 하면 관행이고, 남의 불륜은 나의 아름다운 로맨스가 되어 버렸다.
그러다 보니 문제가 있는 후보자들은 해명하는 과정에 죄의식 없이 또 다른 거짓말을 남발한다. 강경화 후보자의 딸 위장전입과 조대엽 후보자의 음주운전에 대한 어설픈 거짓해명이 국민들의 분노를 더욱 키운 것이 그 예다. 공직자에게 거짓말은 결코 용인될 수 없는 중대한 하자인 것이다.
그들이 신봉해온 인권, 평등 가치들, 실제 삶 속에선 패션이고 장식품에 불과
우리나라의 좌파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정의와 도덕성을 전세 낸 것처럼 행세해 왔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그들은 정의롭지도 도덕적이지도 않았다. 그들이 신봉해 마지 않던 인권이니 평등이니 하는 가치들도 그들의 실제 삶 속에서는 패션이고 장식품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 가치와 자신들을 동일시하는 집단적인 인지부조화에 빠져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참 딱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정권은 시민단체 출신들을 동력으로 좌파식 개혁을 시도하려 하고 있다. 어떤 개혁이든 저항이 따른다. 논문표절 교육부총리를 앞세워 교육개혁이 가능할까? 임금체납 노동부장관이 노동개혁을 할 수 있을까? 다운계약서와 특혜취업 등 전혀 공정하지 않은 삶을 살아 온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을 외치면 개혁의 대상들이 흔쾌히 승복하고 따라 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과거 자신들이 휘둘렀던 도덕과 정의의 잣대를 더 엄격하게 자신들에게 적용해야
문 정권은 이번 인사파동을 안경환 하나 희생시키고 그냥 밀어붙이려 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과거 자신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던 그 도덕과 정의의 잣대를 고스란히, 오히려 더 엄격하게 자신들에게 적용해야 할 것이다. 늦더라도 바로 가아한다.
도덕성을 상실한 좌파와 정의롭지 못한 시민단체는 재앙이고 정권에 독이 된다. 거품 같은 지지도에 홀려 스스로 재앙을 키우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글 / 윤종근 정치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