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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지드래곤 USB 음반, 시대를 너무 앞서갔나

이한철 기자
입력 2017.06.17 09:00
수정 2017.06.18 14:33

4G 용량의 USB 메모리, 음원 대신 다운로드 링크 제공

음콘협 “음반으로 보기 힘들다” 높은 가격도 논란

지드래곤 USB 음반을 놓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 YG엔터테인먼트

지드래곤(29·본명 권지용) 새 앨범을 놓고 '음반이냐, 아니냐'는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드래곤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오는 19일 '무제' 등 5곡이 담긴 미니앨범 '권지용'을 발매할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CD 형태로 발매되는 오프라인 매체와 달리, 이번 앨범은 CD 대신 4GB 용량의 USB 메모리가 담길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사실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고해상도 디지털 음원이 담긴 MQS(Mastering Quality Sound) 앨범이 마이크로 SD카드 형태로 출시되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드래곤의 이번 앨범은 파격적인 사실이 하나 더 있다. USB 메모리 안에 음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USB를 컴퓨터에 삽입하면 음원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특정 사이트 링크가 제공된다. 여기에 케이스에 담긴 일련번호를 입력해 음원, 사진, 영상 등을 다운로드 받도록 했다.

이 같은 방식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다. 향후 이 같은 형태의 음반이 팬들에게 소장가치 높은 콘텐츠로 각광받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문제는 시장의 반응이 앨범 발매 전부터 크게 엇갈리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음콘협)는 '음이 유형물에 고정된 것'으로 정의하는 저작권법을 들어 지드래곤의 새 앨범을 음반으로 볼 수 없다고 규정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앨범 판매량을 집계하는 '한터차트'에서는 이번 앨범도 집계에 포함시키겠다며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관계자들은 대체로 링크가 담긴 USB 형태의 음반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팬들의 반응도 극과 극으로 나뉜다. 이런 식의 앨범이라면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다운로드하는 것과 뭐가 다른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또 아무런 내용물이 없는 USB 메모리가 3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책정된데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지드래곤은 "무엇이 문제인가요?"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지드래곤은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누군지도 모르는 어떠한 사람의 결정에 따라 한 아티스트의 작업물이 그저 '음반이다/아니다'로 달랑 나뉘면 끝인가"라며 "LP, 테이프, CD, USB 파일 등 포인트가 다르다. 정작 제일 중요한 것은 겉을 포장하고 있는 디자인적인 재미를 더한 그 형태가 아니라 그 누가 어디서 틀어도 그 안에 담겨 있는 음악, 내 목소리가 녹음된 바로 내 노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팬들도 적극적인 지원 사격에 나섰다. 무엇보다 지드래곤만의 새로운 시도가 음반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특히 다운로드 형태로 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질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가격 논란에 대해서도 기존 MQS 앨범도 대략 2~4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할 만한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드래곤의 새로운 시도가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훗날 시대를 앞서간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받을지, 일회성 기획 상품으로 남을지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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