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저배당주 이유있는 외인 '폭풍 매수'
입력 2017.06.15 06:00
수정 2017.06.15 10:36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로 자사주 소각·배당성향 증가 가능성↑
제일기획·대우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 외국인 보유비중 급증
대주주 지분율 낮고 자사주 많은 기업 투자 전략으로 대두
스튜어드십 코드가 본격 도입되면서 자사주를 많이 보유하거나 배당성향이 낮았던 종목에 대한 투자가 유효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확대를 골자로 하는 스튜어드십 코드 수혜주로 자사주와 저배당주가 조명을 받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본격화되면 기관투자가들이 업종 평균보다 주가 수준이 낮은 회사들을 대상으로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올해 상승장을 주도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관련 종목을 집중 매수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 주목한 결과로 보여진다.
15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자사주 12%를 보유하고 있는 제일기획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올해 초 25% 수준에서 전일 종가 기준 30.06%로 크게 늘어났다. 최근 한 달(5월15~6월 14일) 동안 6일을 제외한 나머지 거래일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사자세'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서만 이 회사 주식 5639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또한 지난 2010년부터 현금배당 성향 제로를 이어가고 있는 대우건설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은 올 초 6%대에서 현재 13%대로 껑충 뛰어올랐다. 최근 한 달 대우건설은 7일을 제외한 나머지 거래일에서 외국인 순매수를 이어갔다. 올해 외국인은 올해 들어서 2조5000억 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자사주 지분이 너무 높아 소각 요구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에스텍·환인제약·금호석유·제일기획·대덕전자 보유 중인 현금성 자산가치대비 자사주 지분이나 배당성향이 낮은 삼성엔지니어링·예림당·애우건설·서연이화·서한 등은 자사주 매입 실시 요구 가능성이 있어 외국인들의 매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자사주 소각과 배당성향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하나금융투자
이재만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외국인 매수세와 배당성향, 자사주 비중의 관계가 러프하지만 정의 관계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신정부 출범 이후 이러한 움직임은 더욱 강화됐"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타 국가 대비 배당성향이 낮은 국내 상장사 현황을 고려해 지주회사의 현금흐름 개선 여력이 보다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지주회사의 보유 지분가치에 대해서는 이중 상장이라는 이유 등으로 지분가치에 대한 할인율 적용이 있어왔다. 이에 대해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로 배당 성향이 낮은 국내 증시들은 자사주 소각을 통해 지분가치의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기대가 해당 기업들의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현재 국회에 계류된 ▲특정인에게 자사주 매각 금지 ▲인적분할 시 자사주에 분할 신주 배정 금지 ▲기업분할 시 자사주 의결권 제한 ▲분할신주에 대한 법인세 부과 등과 같은 자사주 관련 개정안들이 주주평등 원칙에 기반하고 있어 이러한 움직임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대주주 지분율이 약하고 자사주를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또 다른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자사주 관련 법안 통과를 의식해서 상당 규모 자사주를 보유중인 기업은 인적분할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고 경영권 승계가 필요하지만 자사주 지분이 낮은 기업들은 자사주 취득 후 인적분할을 통해 자사주 활용 과정을 거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주주권익 강화가 화두가 된 만큼 개별 기업들은 경영권 승계보다 주주친화 명분으로 자사주 매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자사주 소각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에 있어서 가능성이 낮아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 부장은 "지분율이 약한 대주주라도 자사주를 소각하기 보다 투자를 통해 주가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고, 또 자사주 소각을 통해 상승하는 지분율 자체가 그리 크지 않다"며 자사주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라도 소각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