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마무리' 이승우, A대표팀서 볼 수 있을까
입력 2017.06.05 00:05
수정 2017.06.05 13:06
U-20 월드컵 16강 탈락으로 씁쓸한 대회 마무리
프로팀 계약 앞둬, 성인 무대 검증시 월드컵 승선
U-20 월드컵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코리안 메시’ 이승우를 A대표팀에서 볼 수 있을까.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지난달 30일 천안종합운동장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17년 FIFA U-20 월드컵’ 16강전에서 1-3 완패했다.
34년 만에 4강 신화 재현을 노렸던 대표팀은 16강에서 마주친 포르투갈의 벽을 넘지 못하고 8강 진출에 실패하며 아쉬움 속에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분명 이승우의 재능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안을 삼을 수 있게 됐다.
이승우는 이번 대회 한국이 낳은 최고의 스타다. U-20 월드컵에서 2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한국을 16강에 올려놓았다.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는 전광석화 같은 드리블로 수비수 세 명을 제친 뒤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골을 성공시키면서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했다.
한국이 패한 16강전에서도 투지를 발휘하며 사실상 팀 공격을 홀로 이끌었다. 경기 내내 이슈를 몰고 다니는 이승우를 지켜보는 것은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큰 즐거움이었다.
U-20 월드컵을 끝으로 이제 더는 이승우를 청소년 레벨에서 지켜보는 것은 어려워졌다. 국내에서 머물다 이달 말 스페인으로 돌아가는 이승우는 나이 제한으로 더는 유스팀인 바르셀로나 후베닐A에서 뛸 수 없다. 이승우도 이제는 성인 무대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딛는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이승우가 성인 무대에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A대표팀 발탁 가능성도 생긴다. 다만 시간은 다소 걸릴 전망이다.
A대표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승우에 대해 “연령별 대표팀 선수들이 국가대표나 프로에 데뷔해 활약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한 23세 이하 대표팀 선수 중 몇 명이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고, 몇 명이 국가대표에 뽑혔는지 확인해 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만큼 청소년 레벨과 성인 레벨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하고, 이승우 역시 아직 성인 무대에서는 검증을 거치지 않은 미완의 대기에 불과하다. 가지고 있는 재능은 확실한 만큼 한국이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다면 당장 내년에 A대표팀 승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상해 볼 수 있다.
과거 A대표팀에는 월드컵 때마다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이 23인의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동국, 2002년 한일월드컵 이천수, 차두리, 2006년 독일 월드컵 박주영,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승렬 등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어린 선수들은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지는 못했지만 엔트리에 포함되면서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이중 대다수는 짧은 시간 출전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도 했다.
월드컵 엔트리에 다소 여유가 있음을 감안한다면 과거 유망주 한두 명을 포함시켰던 감독들이 그랬듯이 이승우의 전격 발탁도 예상해 볼 수 있다.
물론 U-20 월드컵 이후 성인무대에서 이승우의 활약도 중요하다. 바르셀로나B로 승격하든 더 많은 출전 시간을 확보 할 수 있는 프로팀과 계약을 맺든 자신의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
국내 축구 팬들은 이승우가 이른 시간 내 A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손흥민, 기성용 등과 호흡을 맞추는 모습을 보고 싶어한다. 이는 U-20 월드컵에서 예상보다는 이승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든 것과 무관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