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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이 든 성배’ LG 감독직, 21세기 첫 재계약은?

케이비리포트팀
입력 2017.05.23 06:55
수정 2017.05.23 16:00

21세기 들어 재계약에 성공한 감독 전무

순항 중인 양상문 감독, 올 시즌 성적 중요

계약 마지막해인 LG 양상문 감독. ⓒ LG 트윈스

2000년대 이후 LG 트윈스의 감독직은 ‘독이 든 성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시장이 가장 큰 서울 연고지에 충성도 강한 다수 팬을 확보한 인기 구단이지만 2003년 이후 긴 암흑기가 이어지며 감독 교체가 잦았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천보성 감독이 물러난 1999시즌 이후 재계약에 성공한 경우가 없었다.

2004년 부임한 이순철 감독은 임기 마지막해인 2006년 6월 성적 부진으로 자진 사퇴했다.

현대 유니콘스 시절의 화려한 실적을 바탕으로 2007년 기대를 모으며 부임한 김재박 감독 역시 3년의 임기 중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재계약에 실패했다. MBC 청룡서 데뷔해 LG로 이어진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자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을 일군 명장의 쓸쓸한 퇴장이다.

2010년 선임된 박종훈 감독(현 한화 이글스 단장)은 5년 장기 계약을 체결했지만, 절반에도 이르지 못한 2년 만에 성적 부진으로 낙마했다. 2011시즌이 종료되기 직전 자진 사퇴를 발표했다.

2012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김기태 감독(현 KIA 감독)은 2013년 LG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며 암흑기를 끝내는 성과를 창출했다. 하지만 임기 3년차인 2014년 4월, 성적 부진과 당시 프런트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자진 사퇴하고 팀을 떠났다.

2004년부터 2014년까지 LG를 거쳐 간 감독 중 재계약은 둘째 치고 임기를 채운 것조차 김재박 감독이 유일하다. 김기태 감독 자진사퇴로 LG는 2014년 5월 양상문 감독이 새로운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양 감독은 최하위로 처졌던 LG를 4위까지 끌어올리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성사시켰다. 2015년 9위로 추락하며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2016시즌까지 3년 동안 두 차례나 LG를 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2002년 이후 LG에서 가장 큰 성과를 일궈낸 것이 양상문 감독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성적과 리빌딩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 난제를 잘 풀어왔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아무리 좋은 평을 받는 감독이라 해도 재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임기 마지막 해 성적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올 시즌 LG의 최종 성적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선두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LG가 만에 하나 5위권 밖으로 밀려날 경우 양상문 감독의 재계약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구단 입장에서는 2016시즌을 앞두고 정상호, 2017시즌을 앞두고 차우찬을 4년 95억 원에 영입하는 등 2년 연속 외부 FA 영입으로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다소 논란이 있었던 리빌딩 과정에서도 감독의 의지를 전적으로 수용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다 해도 LG가 어떤 결과물을 확보할지도 중요하다. 최근 4시즌 중 3번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 2017년에는 한국시리즈 진출이 당면 과제로 여겨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 시즌 한국시리즈 진출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마운드를 구축한 LG를 꼽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력을 냉정히 살펴보면 우승을 다투기엔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들이 눈에 띈다.

2017시즌 LG 타선의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

우선 리그 중하위권 수준의 타선은 팀 홈런이 10개 구단 중 최하위일 정도로 장타력이 떨어진다. 득점력 역시 좋다고 보기 어렵다. 수년간 리빌딩이 진행 중인 야수진에서는 현재까지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없다.

지난해 잠재력을 터뜨리며 LG 타선의 핵심으로 성장하는 듯했던 채은성은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으로 15일가량 2군에 머물기도 했고, 지난 4월 팀 타선을 이끌던 이형종은 5월 들어 OPS 0.398로 주춤하다.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도 OPS 0.800(현재 0.809)에 턱걸이하고 있는 상황이다.

양상문 감독은 올 시즌에도 성적과 리빌딩을 여전히 동시에 좇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난제를 해결하고 21세기 최초로 재계약에 성공한 LG 트윈스 감독이 될 수 있을까. 일단은 팀 공격력 강화를 위해 트레이드를 포함한 묘수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 이용선,김정학 / 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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