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발 '개혁공동정부' 구상,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입력 2017.04.30 16:52
수정 2017.04.30 17:37
'친박·친문' 빼고 모여 개혁 완수…새 정부 '인수위' 성격
후보 단일화 가능성 열어둬…홍준표·유승민에게 문호 개방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측에 지각합류한 김종인 개혁공동정부준비위원회 위원장이 30일 껴내든 '개혁 공동정부' 구상이 며칠 남지 않은 '5.9 대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사무실에서 안 후보가 제의한 공동정부준비위원장직을 수락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반패권세력을 포괄한 개혁 공동정부 구성을 통해 개혁과제를 완수하고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친박·친문' 빼고 모여 개혁과제 완수…새 정부 '인수위' 성격
이날 김 위원장의 기자회견은 '안철수 후보 공동정부준비위원장' 자격으로 이뤄졌기에 안 후보와 사전 교감을 거쳐 나온 것이며, 안 후보의 의중이 상당부분 반영됐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 위원장의 개혁 공동정부 구상을 보면, 새 정부 집권 후 일부 강성 친박(친박근혜)계와 친문(친문재인) 진영을 제외한 모든 정당들이 '당 대 당' 협치의 틀을 갖춰 개헌을 비롯한 정치·경제·사회 개혁조치들을 신속하게 완수하자는 것으로 정리된다.
김 위원장은 "(국회 의석수가) 180석이 안 되면 내년 지방선거를 할 때 야당은 극한투쟁을 할 수밖에 없고 또 총선이 다가오면 여당을 골탕먹이려고 계속 투쟁할 것 아니냐"며 "과거처럼 상대를 적폐와 적으로 돌려 싸움만 할 게 아니라 공동정부 형태를 갖고 합의하고 협치하려고 노력해야만 우리가 안고 있는 모든 분야의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개혁 공동정부 구상은 안 후보의 소속정당인 국민의당이 소수 정당이라는 한계를 지적받는 것에 대한 대안이자 집권시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수권 비전을 제시하는 전략적 측면도 담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안 후보가) 당선이 됐을 적에 일단 정부를 정상 출범시키려면 국민의당이 40석 의석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공동정부의 성격을 갖지 않고는 설립이 불가능하다"고 밝혀 이를 방증한다.
김 위원장의 측근이자 최근 민주당에서 국민의당으로 소속을 옮긴 최명길 의원은 "민주당 통합정부추진위원회는 당내기구이고 새 정부가 집권할 경우 신속하게 출범시키려 준비하는 인수위 같은 것"이라며 "출범하는 기구는 고도의 정무적 협의 기구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의 상당시간을 개혁 공동정부 구성에 할애했지만, 대선 전 비문(비문재인) 후보 단일화에 대해 문을 열어 놓았다. 반패권을 핵심 가치로 내건 가운데 국정농단 사태를 야기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몸담은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후보에 대해서 개혁 공동정부 구성 및 단일화 대상에서 꼭 배제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권과 문호 개방 대상인 비문 진영 대선 후보들은 아직까지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어 '후보 단일화'와 같은 빅이벤트가 실제로 펼쳐질지는 미지수다.
안 후보부터 후보 단일화에 대해 분명히 선을 그으면서 홍 후보에 대해선 연일 사퇴 공세를 펼치는 상황이다. 홍 후보나 유승민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단일화에 부정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비문 후보 단일화 가능성 열어둬…홍준표·유승민 등에게 문호 개방
홍 후보는 이날 경기 동두천 거점유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종인 위원장의 '개혁공동정부준비위원회' 가동 선언과 관련해 "그 분 생각을 할 수가 없다. 나는 지금 내 선거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후보도 "대선 때까지는 그냥 내 갈길을 가고 더 이상 그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후보 단일화' 성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과 함께 이번 대선에서도 큰 변수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 선거캠프의 한 관계자는 "홍 후보 경우 현재 안 후보에 거의 따라붙은 상황으로 볼 수 있기에 후보 단일화를 경쟁후보쪽에서 제의한다 해도 즉각 반응할 사항을 아니라고 보는 것이 당내 분위기다"고 전했다.
다만, 대선 구도에서 가장 강력한 상대인 문재인 후보가 안 후보의 개혁공동정부 구상에 대해 연일 비판하고 나섬에 따라 현실화할 경우 파괴력은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도 할 수 있다.
문 후보는 공동정부 구상과 관련해 "오로지 선거에만 이기고 보자는 정치공학이자 적폐연대일 뿐"이라며 "정치세력끼리 손잡는 것이 국민통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호남 정치세력의 연대가 권력을 나누면서 호남을 고립시키고 국민을 편 가르기 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