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파운드리 사업 분사...경쟁력 향상 목표
입력 2017.04.26 17:21
수정 2017.04.26 17:29
7월 1일자로 100% 자회사 출범...청주 공장 활용
독립 경영 통한 권한·책임 부여...자생력 키운다
독립 경영 통한 권한·책임 부여...자생력 키운다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위탁생산)사업을 독립 자회사로 분사시킨다. 파운드리 전문회사를 설립해 기존 메모리반도체 위주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장기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조기에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7월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 형태의 파운드리 전문회사를 설립, 분사시킬 계획이다.
파운드리는 반도체 주문을 받아 생산하는 것으로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가 만든 설계도에 따라 고객이 요구하는 대로 반도체를 생산,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이다.
신설 자회사 명칭은 'SK하이닉스시스템IC(가칭)'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충북 청주 사업장에 위치한 200㎜ 웨이퍼 공장(M8)을 활용해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SK하이닉스 내 파운드리사업부 직원 수는 사무직과 생산직을 합쳐 약 1000여명이다. 회사 측은 조만간 이사회를 거쳐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분사 안건을 처리해 신설 회사를 7월 1일자로 출범시킬 계획이다.
회사측은 지난 1분기에 이같은 내용을 검토,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분사와 관련된 실무를 담당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됐으며 최근에는 파운드리사업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분사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분사 결정은 순수 파운드리사업에 책임 경영제를 강화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독립 경영을 통해 권한과 함께 책임을 동시에 부여해 자생력과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접근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 역량 강화와 사업 구조 다각화 등의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파운드리 사업 분사도 그러한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D램 중심의 메모리반도체라는 인식이 강하다보니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 영역에 속하는 파운드리 사업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측면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 파운드리사업부 매출액은 1억400만달러(약 12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액이 약 17조1980억원이었으니 비중이 1%가 채 안 된 것으로 적자도 면치 못했다.
특히 향후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등 4차산업 혁명 도래와 함께 기기의 센서와 전력조절 장치 등의 칩 수요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시장 수요도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양한 팹리스 고객을 확보하는 데도 독립회사로 있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비핵심사업부로 남아 있는 것 보다는 파운드리에 적합한 전문 회사를 설립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성공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설 회사에서는 CMOS이미지센서(CIS)·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IC(DDI)·전력관리칩(PMIC) 등 주력 제품뿐만 아니라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지문인식센서 집적회로(IC)를 비롯, 포함해 포스 터치칩 등 새로운 파운드리 생산 공정을 개발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사 회사의 파운드리사업에 활용되는 SK하이닉스 청주 M8 공장 생산 용량은 200㎜ 웨이퍼 투입 기준 월 10만장이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파운드리 사업 규모가 아직 크지 않은 만큼 분사한다고 해도 당장 성적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SK하이닉스 내에 있을 때보다는 경영보폭을 더 넓힐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경쟁력과 자생력 확보에는 더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