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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TV토론회] 원탁에서 '안보‧단일화' 이슈 격돌

이충재 기자
입력 2017.04.26 03:57
수정 2017.04.26 06:21

문 '3자 단일화' 도마에 올려…3후보 모두 "단일화 안 한다"

문 "이명박·박근혜 안보무능" 홍‧유 "김대중·노무현 대북지원 문제"

25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주최로 열린 2017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왼쪽부터),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각각 손가락으로 자신의 기호를 펼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25일 JTBC-중앙일보-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대통령 후보 초청 TV토론회'에서 5명의 대선후보들은 일자리‧안보 이슈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특히 안보와 관련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지금의 북핵 위기는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70억달러 이상을 북에 퍼줘서 생긴 것"이라고 했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 받은 돈으로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안보에 실패한 안보 무능 정권이었고, 홍‧유 후보는 안보를 말할 자격이 없는 가짜안보 세력"이라고 역공을 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방산비리를 방조한 것이야말로 반국가적 행위이고, 그런 사람들이 바로 종북세력인데, 그동안 보수가 주창한 안보 제일주의는 가짜 안보"라며 거들었다.

문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안‧홍‧유 후보의 '3자 단일화'를 도마에 올려 각 후보들의 의견을 묻기도 했다.

안 후보는 "그럴 일은 없다고 백번도 넘게 말했다"고 못박았다. 홍 후보는 "나는 생각도 없는데, 바른정당 존립이 문제 되니까 한번 살아보려고 하는 것"이라며 "왜 우리한테 묻느냐"고 반발했다.

유 후보도 "무슨 이유로 묻는지 모르지만 나는 단일화하지 않는다"며 "왜 이렇게 그 문제에 관심이 많나. 뭐가 잘못될까 봐 그러나"라고 불편한 기색을 나타냈다. 안 후보

다만 심 후보는 유 후보를 향해 주먹을 흔들며 "굳세어라 유승민, 힘내라"면서 "유 후보가 수구보수 세력 밀어내고 따뜻하고 건전한 보수세력 확실히 세우는 데 주도적 역할 해주기를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문재인 "이보세요" 홍준표 "버릇없다" 설전

문‧홍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의혹' 사안을 두고 거친 발언을 내놓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우선 홍 후보는 문 후보에게 "노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를 직접 받은 게 아니라 가족이 받았다면 재수사를 해서 환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문 후보는 "(그 돈이) 뇌물이 되려면 적어도 노 전 대통령이 직접 받거나 노 전 대통령의 뜻에 의해 받아야 되지 않는가"라며 "홍 후보도 법률가 아닌가"라고 되받았다.

홍 후보는 "당시 중수부장이 이야기한 것은 박연차 회장에게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서 요구했다고 하더라"고 말했고, 문 후보는 "이보세요. 내가 그 때 변호사인데 그런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하느냐"며 발끈했다.

분위기가 격앙되자 사회자인 손석희 앵커가 "정책 관련 토론과 관련이 없는 것"이라며 "이 주제는 두 번째 토론에서 하는게 좋겠다"며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다시 홍 후보는 "문 후보는 불리하면 협박하는데, 대통령 되면 어떻게 하려고 하는가"라고 거듭 공세를 폈고, 문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돌아가신 노 전 대통령을 그렇게 욕을 보이나"라고 되물었다.

25일 경기도 고양시 빛마루 방송지원센터에서 열린 중앙일보-JTBC-한국정치학회 공동주최 2017 대통령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5명의 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분장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기호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홍준표 자유한국당,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

문재인 "손석희 추천" 홍준표 "난 집에 갈래"

아울러 문 후보는 차기 내각 구성과 관련 "도덕성, 개혁성, 대탕평, 대통합 관점으로 정부를 구성하겠다"며 "구체적으로 당에서 함께 경쟁한 후보들과 함께하고 싶고, 국민추천제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어 "혹시 손석희 사장이 국민 추천을 높이 받으면 사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즉석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에 손 앵커는 "그 전에 나는 사양하겠다"고 거부의사를 분명히했다.

홍 후보는 '밤샘토론 제안'에 대해 "난 집에 갈 거다. 알아서 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토론 시간이 부족하다는 후보자들의 지적에 손 앵커가 "5명의 후보 모두 합의할 경우 밤새 할 수 있다"고 하자 홍 후보는 거듭 손사래를 쳤다.

안 후보는 지난 토론회와 달리 홍 후보에게도 얼굴을 바라보며 질문을 했다. 앞서 안 후보는 지난 23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토론회에서는 '돼지흥분제' 논란과 관련해 홍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며 얼굴을 보지 않고 토론을 진행한 바 있다. 안 후보는 "오늘 토론부터 미래만 얘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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