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이선균 "'배우 이선균' 브랜드가 목표"
입력 2017.05.02 07:30
수정 2017.05.03 16:59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첫 사극 도전
연기 내공 빛난 캐릭터 변신…안재홍 케미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첫 사극 도전
연기 내공 빛난 캐릭터 변신…안재홍 케미
“너무 긴장하고 영화를 봤어요. 첫 사극이라 더 그런 거 같아요.”
배우 이선균의 너스레 섞인 웃음이 터져 나왔다. ‘첫 사극’임을 강조했지만, 막상 영화 속 이선균은 “역시 이선균”이라는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또 다른 왕’을 그려냈다.
서울 팔판동 모처에서 만난 이선균은 “좋은 평가는 너무 감사하다. 하지만 분명히 호불호는 있을 것이고, 그 점에 대해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가 있음을 느낀다”고 자세를 낮췄다.
“언론시사회 때 너무 긴장을 하고 봤는데, 그날 저녁에 일반 시사회를 통해 다시 보니 관객들 반응도 좋고 조금 안도가 되더라구요. 아마도 영화 프로그램에 출연해 코멘트를 할 때 즈음이나 돼야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베테랑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때 보다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첫 사극에 대한 부담감, 목소리톤에 대한 우려, 멜로에 각인된 이미지 등이 그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됐던 터다.
이선균은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에서 모든 사건은 직접 파헤쳐야 직성이 풀리는 총명한 왕 예종 역을 맡았다. 설정 그대로 사건의 중심에는 예종이 있고, 그러한 능동적인 캐릭터 지점이 이선균의 출연 의지를 이끌었다.
이선균은 “설정 자체가 말이 안되는 캐릭터”라며 “영화적 상상이 가미된 작품이었기에 첫 사극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도전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 어색했죠. 사극이 처음이니까 의상도 그렇고 대사톤도 그렇구요. 하지만 ‘사극’이라는 틀 안에 너무 갇혀서 연기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예종 역시 기존 사극에서의 왕이 아니거든요. 영화적 상상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 캐릭터이고, 그래서 더 상상적 재미와 정통사극이 아닌 지점에 접근하면서 연기를 했던 거 같아요.”
이선균이 굳이 사극이라는 장르를 꺼려했던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이미지에 따른 캐스팅 섭외가 이어지지 않았고 그 역시 사극을 멀리 했다. 그러면서도 풀지 않은 숙제가 있는 듯 한 느낌이 계속됐고, 언제는 사극에 도전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품고 차에 이번 작품을 만나게 됐다.
“만약 사극을 하게 된다면 영화부터 하고 싶었어요. 그런 지점들이 모두 잘 맞았던 거 같아요. 앞서 사극 영화 출연 제의도 고사하고 그랬는데 타이밍에 딱 맞게 작품이 왔어요. 첫 사극에서 용포도 입어보고, 무엇보다 기존의 왕과는 다른 지점의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점에서 참 만족스러워요.”
이선균은 예종이라는 캐리터에 대해 “이미 잘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평가했다. 때문에 연기 톤앤매너를 결정함에 있어 오히려 더 쉬웠다는 것. 극중 예종이 능동적인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오버스럽지 않고,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은 적정선을 유지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희원 선배와 연기할 때, 그리고 안재홍과 케미를 담아낼 때 다르게 접근했어요. 특히 안재홍은 독보적인 캐릭터잖아요. 기분 좋은 힘이 있는 친구인데 함께 정말 즐겁게 촬영했어요. 그 케미가 영화에 잘 녹여든 거 같아 너무 만족스러워요. 지금도 그 친구 얼굴을 떠올리면 웃음이 나요.”
사실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가 높은 이유는 이선균 안재홍의 케미도 그렇지만 ‘배우 이선균’이라는 이름값에 따른 기대도 있다. 신뢰할 수 있는 배우,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앞세운 이선균의 연기 때문이다.
그는 “너무나 감사한 평가다. 사실 그런 배우가 되고 싶은 게 목표”라면서 “그런 믿음을 확장하고 싶은 게 배우로서 목표이고, 무엇보다 ‘송강호’ 등 배우로서 개인 브랜드가 되는 것을 꿈꾼다. 국민배우라고 일컫는 선배들, 그들에 대한 믿음, 그런 것이 너무 부럽다”고 털어놨다.
흥행면에서나 배우로서의 입지적으로도 아직 갈증이 난다는 이선균은 “솔직히 대박난 작품은 없지만 작품 하나하나가 다 소중했다”면서 “출연작들을 통해 바라본 대중의 신뢰, 그런 부분이 아무래도 좋은 평가를 이끌어 내고 있는 거 같다”고 큰 사랑에 감사를 표했다.
“이번 작품이 너무너무 잘됐으면 좋겠어요. 다른 작품들처럼 후속작이 나오면 더 재미있을 거 같거든요. 무엇보다 관객들이 기분 좋게 보셨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연휴에 개봉을 하는데 온 가족이 큰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요. 저는 영화 홍보로 가족과 함께 못하겠지만요. 하하하. 대목이니 물 들어올 때 노저으라고 열심히 무대 인사 뛰어야죠. 저희 영화 보러 오실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