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권 없는 류현진, 투수 무덤서 증명할 두 가지
입력 2017.04.07 14:46
수정 2017.04.07 15:08
모든 투수들에게 동등한 80개 투구수 제한
MLB 가장 강력한 5선발 능력 입증해야
2년 만에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합류한 류현진이 부활을 위한 첫 출항에 나선다.
류현진은 8일 오전 5시(이하 한국시각) 쿠어스 필드에서 열리는 ‘2017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무려 274일 만에 밟게 되는 메이저리그 마운드이자 지난 2년간의 공백을 털어낼 아주 중요한 등판이다. 하필이면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 필드 출전이라 부담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류현진은 콜로라도전에서 두 가지를 증명해야 한다.

80개 제한 투구수, 류현진만의 특권 아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일찌감치 류현진의 투구수가 80개 안팎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부상을 털고 일어났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배려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다저스는 시즌 초반인 점을 감안, 선발 투수들의 투구수에 제한을 걸어 부담을 주지 않고 있다. 실제로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쇼는 개막전에서 84개(7이닝 2실점)만을 던졌고, 마에다 겐타는 75개(5이닝 3실점), 리치 힐은 75개(5이닝 1실점), 그리고 브랜든 매카시도 78개(6이닝 2실점)만 던졌다. 류현진에게도 똑같은 조건이 적용된 셈이다.
80개의 투구수에서 승부를 봐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피칭은 필수적이다. 물론 앞서 등판한 1~4선발 투수들을 보면 어느 정도 답이 나와 있다.
4경기까지 치른 현재 다저스의 4명 선발 투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인 피칭으로 상대 타자들을 압도했다. 어차피 5회까지 던져야 승리 투수 조건이 주어지기 때문에 이닝당 13.6개의 투구수로 승부를 본 셈이다.
류현진도 앞선 시범경기 등판에서 매우 효율적인 투구수로 합격점을 받아냈다. 반면 5선발을 경쟁했던 다른 투수들은 승부를 어렵게 끌고 갔다가 투구수가 불어났고, 결국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메이저리그 최강 5선발임을 증명하라
지난 2년을 개점휴업 상태로 보냈지만, 입단 후 2년 연속 14승을 거뒀던 류현진은 분명 검증이 끝난 투수다. 앞선 2년의 성적만 놓고 보면 1~2선발급 레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만의 복귀라 일단 출발은 5선발이다. 이는 상대 투수들과의 매치업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투구 내용이 나쁘더라도 상대 마운드를 두들길 타선의 힘을 받아 승수 쌓기가 용이해질 수도 있다.
이와 별개로 류현진은 자신이 건강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컨디션에 아무 이상이 없다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서 가장 강력한 5선발 투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투수력이 강한 다저스는 올 시즌도 변함없는 위용을 갖추고 있다. 커쇼를 시작으로 류현진까지 전원 10승 이상 가능한 투수들로 채워졌다.
아직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다저스 선발 투수들은 3승 1패 평균자책점 2.74로 순항 중이다. 선발 전원이 5이닝 이상 투구했고, 전체 구단 중 세 번째로 많은 23이닝을 합작했다.
다저스가 최근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패권을 쥐고 있는 것도 커쇼를 비롯한 마운드의 힘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5선발 류현진이 강력한 다저스 선발의 마침표를 찍으려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