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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세론 안주'하다 안철수에 덜미

이충재 기자
입력 2017.04.07 06:30
수정 2017.04.07 08:22

"다 이긴 게임" 안심, 뒤늦게 안희정‧이재명 회동 서둘러

여론조사에 잠시 발끈, "안철수 지지율 거품" 여전히 방심

국민의당 안철수 예비후보(좌)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각각 4일과 3일 열린 대선후보 선출 경선에서 두 주먹을 들어 올려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대세론'이 흔들리자 더불어민주당에 비상이 걸렸다. 선거기간 내내 유지된 대세론을 흔든 건 '안철수 바람'이었다. 문재인 후보의 30%대 지지율에 안주하며 소극적인 수성(守城) 전략을 편 것이 추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당장 문 후보 측은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끌어안기에 나섰다. 경선 이후 이들의 지지층을 완전히 흡수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라 서둘러 회동 일정을 잡았다. 6일 문 후보 측은 "어제 문 후보가 안 지사와 이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지방일정을 마치는 대로 만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못 믿겠다"더니 잇따른 안철수 우세 결과에 '멘붕'

문 후보 측은 처음으로 안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왔을 때는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일부 캠프 관계자는 "이런 결과가 다 있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반기문 효과', '반문연대', '빅텐트' 등 문 후보를 향한 각종 도전에도 흔들리지 않던 대세론이었다.

지난 3일 내일신문-디오피니언의 정례여론조사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43.6%)가 문 후보(36.4%)에게 앞섰다는 결과가 나오자 "상식적이지 않은 결과"라고 주장한 것도 대세론에 대한 '맹신'에서 비롯됐다. 당 차원에서 여론조사 공정성 의혹을 제기하며 "선관위에 조사를 의뢰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4일 YTN-엠브레인 조사(안47.0%-문40.8%)와 5일 중앙일보 조사연구팀 조사(안50.7%-문42.7%)에서 잇따라 '안철수 우세' 결과가 나오자 이번엔 양자대결 조사 자체를 문제 삼았다. "실현 가능하지 않은 양자구도"라는 주장이다.

역대 대선에서 여론조사 가상 양자대결은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대선무대에서 퇴장하기 전까지 꾸준히 진행된 '문재인 대 반기문' 가상대결은 문제 삼지 않았던 민주당이다.

이에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자기들 유리하면 믿는 조사, 남이 유리하면 틀린 조사라는 엉터리 주장을 하면 되겠는가"라고 했다. 범여권 한 관계자는 "안심하고 있다가 대세론이 흔들리자 판단력이 크게 흐려진 탓이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그래도 이기는 판이다"…무사안일 여전

민주당 내 "그래도 이기는 판이다"는 무사안일주의는 여전하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라며 "일정 기간 지나면 다시 조정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캠프 특보단장인 민병두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맥주를 빨리 따르다 보면 거품이 나오는 것과 같다"며 "실제 대선 득표율로 연결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문재인캠프 한 핵심 관계자는 "안 후보가 우세로 나온 여론조사는 '참고용'이고, '예방하라'는 정도의 의미"라며 "우리에겐 긴장감을 높여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여유를 부렸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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