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甲’ KIA 나지완, 예사롭지 않은 출발
입력 2017.04.06 22:59
수정 2017.04.07 08:55
지난 시즌 OPS 5위 오르며 꾸준한 활약
시즌 초반부터 불방망이 휘두르며 해결사 역할
2008년 데뷔한 나지완(32)은 KBO리그에서 저평가된 타자 중 하나다.
나지완은 상당히 매력적인 타격능력을 갖췄다. 선구안과 장타력을 동시에 겸비한 흔치 않은 장점을 지녔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0.389의 출루율과 0.467의 장타율을 기록했고, 통산 OPS는 0.856으로 상당히 준수하다. 3000타석 이상 들어선 역대 타자 중 22위로 팀 레전드 격인 김성한(0.829), 이종범(0.828), 장성호 (0.845)보다 높다.
나지완이 기록에 비해 저평가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외형에 대한 편견이 있다. 나지완은 뛰어난 선구능력을 바탕으로 굉장히 섬세한 타격을 하는 타자지만 근육질의 탄탄한 체형이 아닌 탓인지 타격이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약점인 수비 능력도 거론된다. 외야수 나지완은 프로선수라고 보기 민망한 수비를 종종 보인다. 타격 능력과 무관하지만 나지완 특유의 불안한 수비는 타자로서의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게 사실이다.
이렇다 할 타격 타이틀을 따내지 못한 점도 요인이다. 지난해 나지완은 OPS 1.022로 최형우,테임즈, 김태균, 김재환에 이어 리그 전체 5위에 올랐다. 하지만 나지완은 그들만큼 주목을 받지 못했다. 주요 타이틀 경쟁과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지만 그 성적에 걸맞은 주목을 받진 못했다.
나지완은 데뷔 이후 한 번도 30홈런-100타점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때문에 좋은 비율 기록에도 누적 기록을 중시하는 풍토상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2017시즌에는 사정이 다르다. 개막 이후 4경기에서 0.545의 고타율과 2홈런 7타점을 몰아치며 KIA 타선을 이끌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FA 100억 계약을 최형우보다 '40억' 나지완이 KIA 타선의 중심이 되는 모양새다.
나지완의 맹활약에 힘입어 KIA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구서 펼쳐진 삼성과의 개막시리즈에서 위닝시리즈를 거둔 KIA는 에이스 양현종이 출전한 홈 개막전에서도 SK를 격파했다. KIA가 승리한 3경기 모두 나지완이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과연 나지완은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나가며 그간의 저평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FA 첫 시즌 타격 주요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그의 방망이에 많은 이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
글: 이정민/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