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노무현", 안철수 "세월호", 유승민 '공천학살'
입력 2017.03.24 10:50
수정 2017.03.28 08:23
[데일리안 대선후보 앙케트] '가장 가슴 아픈 기억은?'
이재명 "세월호 참사", 남경필 "정치 때문에 이혼"

대선이 50여일도 남지 않았다.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 이후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후보검증'이 중요하다. 이에 발맞춰 데일리안은 '대선후보 앙케이트'를 진행했다. 후보들의 건강 관리법, 외모, 가정생활 등 전형적인 연성보도를 넘어 후보들의 인간적인 면을 엿보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 차기 대통령이 어떤 '사람 냄새'를 풍기느냐는 국정운영의 철학이나 방향을 예측해 볼 수 있는 또 다른 가늠자가 되기 때문이다. 일부 후보는 대선 출마선언 미정 등을 이유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정치 시작한 후 가장 아픈 기억, 가장 기뻤던 순간은?>
대선주자들에게 '정치를 시작한 후 가장 아팠던 기억'에 대해 물었다. '뻔한 대답'은 없었다. 답변에선 저마다 정치적 역경과 깊은 회한이 묻어났다. '가장 슬펐던 순간, 최근에 흘렸던 눈물'에 대한 질문도 마찬가지였다.
더불어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가 설문에 답변했다.

안 지사는 정치를 시작한 후 가장 기뻤던 순간도 노 전 대통령 당선이라고 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출범 당시인 지난 2003년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연루돼 1년간 수감 생활을 한 바 있다. 그는 공식석상에서 "내가 평생 안고 가야할 핸디캡"이라고 해왔다.
◆이재명 "세월호 참사…시립의료원 설립"= 이 시장은 가장 아픈 기억으로 '세월호 참사'를 꼽았다. 그는 대선주자 가운데 가장 강력한 '세월호 투쟁'을 벌이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를 구속하고 자유한국당과 관료 적폐를 청산해야 할 이유 중 으뜸이 세월호"라고 했다.
반대로 이 시장은 가장 기뻤던 기억은 성남시립의료원 건립 기공식이라고 했다. "시립병원 설립을 위해 정치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지난 2004년 성남시립병원설립추진위 공동대표를 지내다가 2006년 처음으로 성남시장 선거에 도전했다.

가장 기뻤던 순간은 지난 4.13총선이라고 했다. 당시 국민의당은 예상을 깨고 호남의 압도적인 지지를 발판으로 38석을 얻었다. 그는 "국민의당으로 3당 체제 만들어 양당 기득권 정치 깨뜨리고 기득권 정치 타파한 새정치의 성과였다"고 설명했다.
◆손학규 "박형규 목사 서거…분당 승리"= 손 전 대표는 "지난해 여름, 나의 청년기 이후 삶을 결정해주셨던 박형규 목사님이 세상을 떠나신 날이 가장 슬펐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박형규 목사의 권유로 기독교 계열 빈민선교 운동에 투신했다.
손 전 대표에게 정치를 시작한 후 가장 기뻤던 순간은 지난 2011년 4월에 치러진 분당을 보궐선거 승리였다. 그는 "제1야당의 대표로서 '천당아래 분당'이라는 여당의 텃밭에서의 승리로 수권정당의 위상을 확인시켜준 쾌거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승리는 민주당의 중도층 외연확장의 신호탄이 됐다.

남 지사에게 가장 기뻤던 순간은 지난 2004년 총선 승리라고 했다. 당시 한나라당은 '탄핵역풍'으로 당의 존폐 기로에 놓인 상황이었다. 남 지사는 "우리나라 지도를 펼치면 왼쪽은 다 노란색(열린우리당)이었는데, 마치 섬처럼 나 혼자 당선됐다"고 말했다.
◆유승민 "총선 공천학살…지지자 만나는 순간"= 유 의원은 "지난 총선 때 나와 뜻을 함께하는 젊고 개혁적인 의원들이 공천에서 배제되는 공천학살 당했을 때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지난 총선에서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인'으로 낙인 찍혀 측근까지 공천에서 배제되는 등 정치적 위기를 겪었다. 유 의원은 "나야 무소속 출마로 다시 정치하게 됐지만... 그 분들 때문에 늘 가슴 아프다"고 했다.
유 의원은 "나의 진심을 알아주는 지지자들을 만날 때가 가장 기쁜 순간"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이회창 전 총재가 발굴한 정치권의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그동안 원내대표, 대표 비서실장, 국회 국방위원장 등 무게감 있는 자리를 두루 거쳤지만, 경력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나를 알아보고 손잡아 주실 때 감동받는다"고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