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지지율 오른 바른정당...'배신자' 이미지 떨쳐낼 수 있나?

정운찬 전 국무총리 바른정당 입당 '무산'

대선 경선 곧 시작되는데 인물도, 지역상황도 '깜깜'

주호영 바른정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진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운찬 전 국무총리 바른정당 입당 '무산'
대선 경선 곧 시작되는데 인물도 지역도 '깜깜'

바른정당 입당을 고려하던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제3지대에 남기로 결정하면서 새 인물 영입으로 당의 확장을 꾀하려던 바른정당의 기대는 또 다시 꺾였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이후 자유한국당에서 바른정당으로 이동하려는 추가 탈당 움직임도 보이지 않아 인물난에 이어 지역기반도 다잡지 못하는 총체적 난국에 빠진 모양새다.

현재 바른정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소폭 상승하는 등 변화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자당 대선주자의 지지율은 답보 상태에 머물며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추가 탈당 의원의 부재로 보수 텃밭인 경북 지역이 비어 있으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영입 당시 한국당 탈당을 고민하던 충청권 의원들도 당에 잔류하기로 하면서 대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충청 지역의 표심 확보도 불투명해졌다.

다만 바른정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도 한국당에 등을 돌리지 않았던 TK(대구, 경북) 민심이 점차 바른정당으로 기울기 시작했다는 것과 보수 지지층에서 대선 출마 러브콜을 보냈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전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반전의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을 품고 있는 상태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가 무선 100% 방식으로 실시한 3월 셋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TK에서 바른정당은 줄곧 해당 지역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하던 한국당을 제치고 18.3%의 정당 지지율을 기록했다. 탄핵 전에서 10.3%P 상승한 수치다. 반면 한국당은 13.8%를 얻었다.

이에 대해 주호영 바른정당 당 대표 권한대행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탄핵 인용 이후 대구 경북에서 우리 당의 지지율이 한국당을 앞질렀다는 여론조사가 나왔다"며 "탄핵과 황 총리의 사퇴가 맞물려 우리 당 지지율이 반등할 때가 왔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조영희 바른정당 대변인도 16일 논평을 내고 한국당에 남아 있는 비박계(비 박근혜) 의원들을 향해 탈당을 권유하기도 했다.

조 대변인은 "(여론조사 결과는) 박 전 대통령을 희생양 삼아 정치적 재기를 모색하는 골수 친박 핵심세력에게 국민들이 점차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보수 적통을 잇는 보수의 적자는 바른정당이라는 점이 분명해지고 있는 만큼 한국당 내 비박계 의원들의 탈당을 다시 한 번 촉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바른정당은 비박계 의원들의 결심을 촉구하고 환영의 의사를 밝힌 만큼 조기대선을 앞두고 개혁보수의 결집을 위해서 비박계 의원들은 좌고우면하지 말고 역사에 남을 정의로운 선택을 해달라"고 빠른 결단을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이 보수 지지층의 텃밭인 대구에서 12개 선거구 중 5개 지역에서만 당 조직을 구축한 상태다. 더욱이 소속 현역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는 경북에선 사실상 바른정당의 영향력이 전무한 상황이다. 정치권에선 이를 타개할 방법으로 '보수 후보 단일화' 꼽는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지지율과 상관없이 TK 지역에서 바른정당은 아직 배신자 이미지가 있는 게 사실이다"라며 "외부 인사를 영입해 당을 흥행시키려고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대선 후보 경선을 시작할테지만 (각 주자에 대한) 지지율이 워낙 낮은 상태에서 바른정당을 살릴 길은 결국 보수 후보 단일화나 연대뿐"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