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패권연대-악재1] 이해관계 조율하며 끌고갈 '킹메이커' 안보인다
입력 2017.03.15 06:30
수정 2017.03.15 08:10
'개헌' '반문 연대'이끌 김종인, 본인 출마 저울질로 답보상태
'반패권' 세력 결집 원하는 중도보수 진영, 문재인 견제 '난항'
'개헌' '반문 연대'이끌 김종인 대선 출마 가능성
제3지대 결집 원한 보수 진영, 문재인 견제 '난항'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평소 주장했던 '반문(반 문재인) 연대', '패권세력 척결' 과제가 과연 남은 대선기간 동안 추진될 수 있을지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당초 제3지대 견인차로 주목받았던 김 전 대표 본인이 대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어 추진동력이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 민주당 행(行)을 선택했지만 조기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대세론'이 당을 휩쓸자 실망감을 안고 지난 8일 탈당했다. 김 전 대표는 줄곧 대선 주자 1위인 문 전 대표의 독주에 경계심을 보이며 친문(친 문재인) 진영의 반대편에 서왔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친박(친 박근혜)과 같은 '패권세력 척결'이라는 새로운 화두가 정치권에서 떠오르자 제3지대에선 김 전 대표를 구심점으로 '친문'을 패권으로 규정하고 세를 키워본다는 시나리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대표가 지난 13일 한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나더러 순교하라고 하면 하겠다"면서 본인의 출마 의지를 강하게 밝히면서 얘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김 전 대표가 연대 추진의 구심점 역할이 아닌 자신의 대선 승리를 위한 전략가로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그것이다.
그 바람에 김 전 대표가 '개헌'을 매개로 보수, 중도보수, 진보를 모두 아우르는 광폭행보로 제3지대를 구축할 거라는 기대를 해왔던 바른정당 등 일부 범보수 입장에선 '플랜B'를 준비해야 할 형편이다. 만일 김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경우 반문 연대보다는 범보수 후보 단일화에 당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다.
정병국 바른정당 전 대표는 14일 'M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의 역할에 대해 "저희 입장에선 (김 전 대표가) 입당의 대상은 아니었고 연대의 대상이었다"고 밝히며 "패권주의는 더 이상 안 된다고 하는 전제 하에서 저희가 분권형 개헌을 하는 데 함께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실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피력했다.
여기에 김 전 대표가 '개헌 고리' 역할을 제쳐두고 대권후보로 나설 경우, 반문 연대 등 각종 연대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질 뿐 아니라 김 전 대표의 약한 지지기반으로 큰 파급력을 기대하기 힘들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주당 내 친김(친 김종인)으로 분류됐던 박용진, 박영선, 김성수, 변재일 의원 등은 최근 민주당 대선주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 지원사격에 나섰고 측근으로 분류되는 최운열, 진영, 박경미 의원 등은 김 전 대표를 위한 세력을 모을 만큼 당내 영향력이 크지 않다.
이 와중에 탈당 후 김 전 대표가 만났던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등도 연대 대상은 될 수 있어도 문 전 대표의 독주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패권세력 척결을 기치로 지지세를 모으는 데는 한계가 있다.
김 전 대표는 오는 17일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함께 개최하는 대연정 토론회 자리에 참석할 예정이며 바른정당 입당이 예상되는 정 전 총리와 조만간 만나 정국 논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행보가 어디로 향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