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선' 한화 이글스, 여전히 늙고 비싸다
입력 2017.03.14 07:48
수정 2017.03.15 16:49
선수단 몸값 2년 연속 10개 구단 중 1위
외국인 선수 투자액까지 합치면 천문학적
김성근 감독과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한화 이글스의 반등을 볼 수 있을까.
올 시즌 KBO가 발표한 2017시즌 등록 선수 현황에 따르면, 한화 선수단의 평균 연봉은 1위로 나타났다.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한화 선수 57명의 몸값 총액은 105억 500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2.9% 상승했다.
이는 2위 KIA 타이거즈(96억 8400만 원), 3위 롯데 자이언츠(90억 5200만 원)보다 훨씬 높으며, 이 부문 10위인 kt 위즈(38억 9400만 원)와 비교하면 3배 가까운 액수다. 선수 1명당 평균 연봉에서도 1억 8430만 원으로 단연 1위다.
사실 한화는 겨우내 FA 시장에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최형우 등 대어급이 쏟아져 나왔지만 내부 결속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화는 지난 몇 년간 FA 시장에서 큰 손으로 군림하며 스타급 선수들을 끌어 모았다. 그러나 여전히 가을 야구와 인연이 닿지 않고 있다.
보다 효율적으로 지출하기 위해 한화가 눈을 돌린 곳은 바로 외국인 선수 영입이었다. 한화가 메이저리거 3명을 영입하는데 들인 비용은 480만 달러(약 54억 3000만 원)로 역대 최고액이다. 57명 선수들 몸값의 절반에 해당한다.
선수들 평균 연령도 10개 구단 중 1위다. 한화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29.4세로 가장 젊은 넥센(25.9세)보다 약 4살이나 더 많다.
그러면서 드는 의문이 있다. 한화는 과연 내일을 준비하고 있는가의 여부다.
한화는 올 시즌 입단한 신인 선수 4명에게 계약금 3억 1000만 원을 안겼다. 2명과 계약한 넥센(1억 6500만 원)에 이은 두 번째로 낮은 신인 계약금 총액이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4명의 선수와 계약했고 8위에 해당하는 3억 8000만 원을 계약금으로 썼다.
한화는 당장의 성적이 목마른 팀으로 아무리 뛰어난 유망주라 할지라도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다. 김성근 감독 역시 계약 마지막 해이기 때문에 확실한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기량이 검증된 베테랑들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한화는 2000년대 중반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며 성공기를 맞았다. 류현진이라는 걸출한 신인이 나왔고, 송진우와 구대성, 정민철 등 베테랑들과의 조화도 환상적이었다. 그러나 레전드들의 은퇴 이후를 대비하지 않았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팀을 이끌어가는 김태균, 정근우, 권혁, 배영수 등은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긴 선수들이다. 이들의 후계자 물색은 고사하고 베스트 전력마저 구성하기 쉽지 않은 게 한화의 현주소다. 값 비싼 보물을 잔뜩 실은 한화호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난파되지 않을까 우려의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