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리스크-중]'K뷰티' 마저도…화장품업계 '긴장'
입력 2017.03.04 08:30
수정 2017.03.04 22:54
중국시장 의존도 줄이고 동남아, 중동 시장 진출
중국 현지 생산과 유통망 강화…위기 극복
중국시장 의존도 줄이고 동남아, 중동 시장 진출
중국 현지 생산과 유통망 강화…위기 극복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복이 노골화되자 'K-뷰티'를 주도해왔던 화장품 업체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맏형 격인 한국산 화장품 브랜드(K-뷰티) 1위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정부로부터 불허 판정을 받으면서 '사드 악재'가 본격화됐다고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은 지난해 말 이후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한 한국 화장품 제품 다수에 대해 서류 미비, 제품 불량 등을 이유로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사드 배치 발표 후 중소업체 화장품 수입이 중단된 적은 있지만 국내 대형 화장품 수입이 불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제재가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행위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41억 8330만 달러다. 이 가운데 중국에 수출한 금액은 15억 7027만 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37.5%에 달한다. 중국이 국내 화장품사 수출을 중단할 경우 막대한 타격이 예상되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뷰티 업체들은 중국 당국의 조치 및 동향을 일단 지켜보며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의 과도한 의지를 줄이고 동남아, 중동 등 다양한 글로벌 시장을 개척해 위험 부담을 줄이는 전략에 무게를 두게를 두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올 초 중동 유통기업 '알샤야그룹'과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두바이에 현지 법인을 설립, 중동시장 개척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중동 화장품 시장은 2015년 180억 달러에서 2020년 360억 달러 규모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망 시장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15%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뷰티 시장이기도 하다. 아모레퍼시픽은 수년 전부터 중동에 직원을 파견하며 시장조사를 진행해왔으며 사드 정국을 계기로 '포스트 차이나' 시장으로 중동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일부 업체들은 현지 생산과 유통망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할 방침이다. 토니모리는 지난달 중국 유통전문기업 칭다오 킹킹그룹과 유통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최근까지 중국 식약의약품관리총국(CFDA)으로부터 540개 이상 제품 위생허가 완료 등 중국 사업 확대를 위한 준비도 마쳤다. 현지법인인 '메가코스화장품'의 생산지를 신설하고 연내 완공할 예정이다.
잇츠스킨도 중국 현지공장에서 직접 생산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시장에 크게 의지하고 있는 잇츠스킨은 모회사 한불화장품과 합병, 오는 6월 이후면 중국 후저우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오는 9월쯤에는 상하이에 플래그십 매장 오픈도 앞두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크기는 하지만 차이나 리스크가 본격화되고 있어 동남아, 중동 시장에도 지속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시장 성장률이 높은 지역을 발굴해 중국에서의 위기 요인을 극복하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