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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90일…‘중상’ 입은 기업, 누가 치료하나

이광영·이호연 기자
입력 2017.02.28 17:17
수정 2017.02.28 17:17

특검 칼날 삼성 집중…뿌리 깊이 박힌 ‘반기업 정서’

학계 “특검 제도, 존재 이유에 의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이규철 특별검사팀 대변인(오른쪽).ⓒ데일리안 박항구·김나윤 기자

특검 칼날 삼성 집중…뿌리 깊이 박힌 ‘반기업 정서’
학계 “특검 제도, 존재 이유에 의문”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막을 내렸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난 27일 특검 수사기간 연장 요청을 거부하면서 재계는 한시름 놓은 분위기지만 90일간에 걸친 ‘기업 죽이기’ 수사로 생긴 상처가 아물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수사기간 동안 ‘재계1위 기업 총수 구속’, ‘현직 장관 구속기소’, ‘전 대학 총장 등 현직 대학교수 5명 구속’ 등 성과(?)를 세웠다. 이 과정에서 특검의 칼날은 오로지 삼성만을 향했고 국민의 뇌리에는 ‘반(反)기업 정서’가 깊이 자리 잡게 되는 부작용이 생겼다.

반면 특검은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와 청와대 압수수색의 산을 넘지 못하면서 일부 의혹을 밝혀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검 조사 내내 묵비권을 행사하며 줄다리기를 한 최순실 씨의 입을 여는 데도 실패했다.

일부 청와대 실세들에 대한 수사 역시 미완으로 마무리됐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혐의 입증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함께 ‘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도 특검의 칼날을 피했다.

◆ 재계 “특검은 끝났지만 반기업 정서는 남았다”

재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까지 이어지게 한 ‘반기업 정서’가 특검이 만든 최악의 결과물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민심(民心)이라는 단어가 정치권이 아닌 기업에게도 깊숙히 적용되면서 탄핵정국과 맞물린 대선 후보들의 재벌개혁 외침, 야당의 규제법안 등이 힘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걷히면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는 들어가겠지만 특검 수사 이후에도 검찰 수사가 계속되기 때문에 마냥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라며 “상법 개정안 등 기업을 두 번 죽이는 규제법안 통과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재계의 위기는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기업 정서’를 극복하는 것도 결국은 기업의 몫이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 사례에서 증명하듯이 정치권이 재벌 개혁 카드를 남발할 경우 기업 죽이기는 현재진행형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반기업 정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업들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이를 방치하게 되면 그룹의 존립마저 위협받을 수 있고 넓게는 경제 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가운데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은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의 ‘사드 후폭풍’ 역시 국내 전 기업을 대상으로 확대되는 실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런 때일수록 기업이 정부, 정치권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정경유착의 낙인이 찍힌 상황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 학계 “본질 접근 못해…기업만 때리다 끝난 특검”

학계에서도 이번 특검 수사는 초라한 결과물만 남겼을 뿐 본질에서 벗어나 사실상 피해자인 기업만 때리다 끝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본질에는 접근하지도 못했고 주요 인물들에 대한 수사는 이뤄지지도 못했다”며 “기업 때리기만 하다 끝난 대단히 실망스러운 특검”이라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이어 “사실상 피해자인 기업의 반기업 정서는 더욱 부각됐고 대외 이미지는 하락했다”면서 “특검이란 제도 자체가 과연 존재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재계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일제히 기부금 운영 투명성을 강화하는데 나섰다. 이에 따라 연말이웃돕기 성금 지급은 중단되거나 계열사별로 이뤄질 전망이다. 기업들의 사회공헌기금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김상겸 단국대 교수는 “최순실과 비선실세를 중심으로 한 수사가 되길 기대했는데 어떠한 이유인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삼성 표적 수사가 돼버렸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정경유착 근절 등 긍정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업 피해 및 충격이 너무 컸다”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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