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의 '민생 릴레이'…안보·복지 '투트랙' 겨냥했나
입력 2017.02.21 06:30
수정 2017.02.20 18:30
공약 관련 현장 방문…묻지마식 민생행보와 차별
측근 "옛날 보수에 머물러 있으면 안된다는 차원"
바른정당의 대선주자 유승민 의원은 지난달 26일 대선 출마 이후 연일 유권자들의 '삶의 현장'을 방문하는 등 민생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평소 유 의원이 '사드 추가 배치'를 주장하는 등 안보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색채를 보였지만, '경제통'이라는 자신의 최대 무기를 활용해 지지층 외연 확장 차원에서 노동·복지 정책에 초점을 두는 투 트랙 전략으로 분석된다.
유 의원의 대표 공약으로는 △모든 근로자의 육아휴직을 최장 3년까지 쓸 수 있는 '육아휴직 3년법' △정시퇴근 보장과 야근제한, 돌발업무지시 금지 등을 보장하는 '칼퇴근 보장법' △신림동 고시촌을 실리콘밸리로 변화시키겠다는 '창업하고 싶은 나라' 법안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중부담·중복지 1호 공약' 법안 등이 있다.
유 의원의 현장 방문도 앞서 발표된 대선 공약과 관련해 이뤄졌다. 그는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워킹대디·워킹맘들과 짜장면 토크를 열었고, 서울 북가좌동의 모 유치원 졸업식에 참석해 학부모의 고충을 들었다.
지난 6일엔 서울 서초구의 '이놈들연구소'에서 청년 창업가들을 만나 "지금부터라도 창업·혁신중소기업에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8일엔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돌아보며 경제 위기 극복 의지를 다졌다.
또한 유 의원은 "어르신을 위한 나라를 만들겠다"면서 중부담·중복지 1호 공약을 발표한 다음날인 20일, 서울 구로구 실버택배 사업단을 방문해 택배를 직접 나르며 노인 복지 측면에서 민생을 점검했다. 유 의원은 다른 실버 택배원과 마찬가지로 파란 조끼를 입고 취재진을 대동하지 않은 채 각 가정에 택배를 배달했다.
이처럼 유 의원은 자신의 공약과 관련된 민생 현장을 중심으로 방문하면서,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이 벌이는 '묻지마'식 민생 행보와는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유 의원 측 박정하 대변인은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국가 정책에 대한 밑그림이 준비되어 있다면 공약을 발표하고, 현장을 찾으면서 이를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변인은 "조기대선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면 대권 후보들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정책을 통해 국가운영에 대한 철학을 보여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유 의원 캠프에서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이종훈 전 의원은 "대한민국 공동체는 양극화와 불평등이라는 내부적인 문제로 붕괴될 위기에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경제·복지·노동·교육 등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개혁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전 의원은 "(유 의원의 행보가) 정치적으로 보면 지지층 외연 확대라고도 볼 수 있지만, 그것을 달리 표현하면 보수가 재벌과 기득권만 옹호하고 복지에 쓰는 돈은 아까워하는 옛날의 보수에 머물러 있으면 어느 누가 지지해 주겠느냐는 문제 의식이 담긴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