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희정, 2라운드 '중도표심' 끌어안기 승자는?
입력 2017.02.20 13:28
수정 2017.02.20 13:57
문재인, '안보 불안' 여론 살피며 '종북색채' 벗기
안희정, 박 대통령 옹호 발언…"가벼운 입 실망" 역풍
대권 레이스에서 '선두권'을 형성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투톱'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최근 행보가 '중도표심'을 집중 겨냥하고 있다. 보수정권에서 탄생시킨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옹호성 발언'까지 나와 이런 시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진보진영' 대표 주자들이지만 '표심'과 여론 등을 고려할 때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게 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어서 이들 행보에 당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재인, '안보 불안' 여론 살피며 '종북색채' 벗기 안감힘
우선, 문 전 대표는 최근 북한 미사일 발사와 김정일 피살 사태 등으로 국민 안보 불안감이 커지자 이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안보관'을 강조하는 데 힘쓰는 분위기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9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는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 "정말 북한의 지령에 의한 정치적 암살이라면 전 세계가 규탄해야 마땅할 중대한 테러범죄"라며 "안보가 불안하지 않도록,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잘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지난해 연말 언론과의 인터뷰 당시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북한과 미국 가운데 어디부터 가겠냐'는 물음에 '평양부터 가겠다'고 언급한 이후 '안보 색채'에 대한 논란을 빚었다. 보수층 등에서는 적잖은 우려를 자아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 등을 의식해서인지 문 전 대표는 지난 4일 보수층의 큰 지지를 받던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을 '선거 캠프' 안보 자문위원으로 영입하는 등 '안보 이슈'에 대응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보수·중도층을 한꺼번에 끌어안겠다는 의도도 다분히 보였던 영입이었다. 하지만 전 전 사령관이 가족 문제와 '5.18 관련 발언' 등을 통해 세간의 논란만 남긴 채 중도하차해 문 전 대표로서는 체면이 구겨졌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문 전 대표는 이번주 안에 전직 군 장성급 등이 참여하는 '안보 자문단'을 다시 꾸리기로 했다. 육해공군을 모두 포함하는 예비역 장성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번엔 제대로 영입을 이뤄낼지 관심사다.
안희정, '박 대통령' 옹호성 발언"…야권 반발 "가벼운 입 실망"
안희정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까지 꺼내 들었다. 안 지사는 같은 날 부산대에서 가진 '즉문즉답' 행사 때 박 대통령에 대해 “미르.케이스포츠재단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사회적 대기업의 많은 좋은 후원금을 받아 동계올림픽을 잘 치르고 싶었던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지사는 "선한 의지로 국민들을 위해서 좋은 정치를 하시려고 그랬다"며 "그것이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으면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고 표현했다.
이를 놓고 야권에서는 즉각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안 지사가 “해당 발언은 비유와 반어였다”고 해명했지만 야권 내부에서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손금주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지사는 토요일엔 서울에서 촛불집회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외치고, 일요일엔 (박 대통령의) 선한 의지를 언급했다”며 “이곳 저곳에서 말이 달라지거나 대충 넘어가선 안 된다. 안 지사의 가벼운 입에 실망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안 지사가 중도층 끌어안기에 집중하는 가운데 자칫 위험수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당내 여론도 안 지사에 대해 좋지 않은 반응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