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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만큼 팔린 벤츠, 쏘나타만큼 팔린 E클래스

박영국 기자
입력 2017.02.11 06:00
수정 2017.02.11 07:18

소수 프리미엄 고객층 대상으로 대중 국산차에 필적하는 실적

벤츠 더 뉴 E클래스 익스클루시브.ⓒ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 벤츠의 쾌속질주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체 판매실적에서는 완성차 업체인 쌍용자동차를 위협할 정도고, 주력 모델인 E클래스 판매량은 국산 중형 세단인 현대자동차 쏘나타에 필적한다.

12일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월 벤츠 브랜드 전체 차종의 신규등록 실적은 6848대로 전체 수입차 등록실적의 41.1%를 점유했다. 전년 동월대비 성장률이 59.3%에 달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완성차 빅5 중 하나인 쌍용자동차의 1월 국내 판매실적인 7015대에 불과 167대 못 미치는 실적이다. 같은 달 르노삼성자동차가 기록한 7440대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차종별 판매단가가 높은데다 해외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수입차 브랜드가 완성차 업체보다 많은 판매실적을 기록하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다. 더구나 벤츠는 폭스바겐이나 토요타 같은 대중 브랜드가 아닌 럭셔리 브랜드라 고객층이 넓지 않다는 핸디캡까지 가지고 있다.

르노삼성이 SM6와 QM6 등 주력 모델을 출시하기 전인 지난해 1월 2101대의 내수판매실적으로 벤츠(4298대)와 BMW(2410대)에 밀린 사례가 있긴 하지만, 그때는 르노삼성이 모델 공백기로 극심한 판매부진에 시달리던 시기였고,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르노삼성과 쌍용차 모두 전년 동기대비 오른 양호한 판매실적을 기록한 가운데서도 수입차 업체인 벤츠의 추격을 받게 된 것이다.

벤츠의 주력 차종인 E클래스 판매량은 더 놀랍다. 내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것은 물론, 완성차를 포함한 전체 판매실적 순위를 꼽아봐도 상위권에 속할 정도다.

먼저 E클래스 라인업은 수입 베스트셀링카 상위 4위까지를 모조리 휩쓸었다. E220d가 1263대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 E200이 1048대, E300이 780대, E300 4매틱이 626대로 2~4위권을 형성했다.

여기에 최상위 모델인 E400 4매틱 모델과 쿠페, 카브리올레 등을 포함하면 E클래스 전체 판매실적은 3776대에 달한다.

이는 벤츠 E클래스와 같은 차급에 속하면서도 가격은 3분의 1 수준인 국산 중형 세단들과 비교해도 최상위권이다. E클래스가 200여대만 더 팔렸어도 국산 중형차들을 모두 발 아래로 둘 뻔했다.

1월 국산 중형차 판매는 현대차 쏘나타가 3997대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한국지엠 말리부(3564대), 르노삼성 SM6(3529대), 기아차 K5(2004대), 르노삼성 SM5(327대) 순이었다.

벤츠 E클래스는 국산차보다 세 배 가까운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소수의 고객을 상대하면서도 대중 타깃의 국산 중형차 1위인 쏘나타에 필적하는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특히 쏘나타 판매실적은 택시와 렌터카 등 영업용 차량까지 포함한 것으로, 이를 제외한 순수 개인고객 대상 판매실적만 계산한다면 벤츠 E클래스가 쏘나타를 크게 앞선다.

현재 벤츠 E클래스는 일부 모델의 경우 딜러사 별로 최장 6개월씩 기다려야 인도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아 앞으로도 판매 고공행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빠르면 2~3주 정도면 인도가 가능한 모델도 있지만 일부 모델은 최장 4~6개월씩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한 물량 공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E클래스의 인기 배경에는 경쟁차종인 BMW 5시리즈의 모델체인지 공백, 아우디 A6의 판매중단 등 외부 요인도 있지만, 그런 이슈들이 등장하기 전부터 높은 판매실적을 유지해왔던 만큼 자체적인 제품 경쟁력도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때 벤츠가 나이 들어 보이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젊은 취향에 맞는 디자인을 적용하고 각종 최신 기술들을 경쟁사보다 앞서 도입하면서 고객층을 넓히는 효과를 보고 있으며, 볼륨이 가장 넓은 차급에 속하는 E클래스가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벤츠 코리아 관계자는 “신형 E클래스는 이전보다 개선된 새로운 디자인과 품격 있는 인테리어, 인텔리전트한 첨단 편의·안전사양로 국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다만 1월 판매량이 다른 달에 비해 급증한 건 지난해 말 수요에 대응하지 못했던 물량이 일부 해소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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