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로 보는 EPL]첼시 떠나는 이바노비치 '아쉽지 않나'
입력 2017.02.09 07:09
수정 2017.02.09 07:10
주전에서 제외되자 러시아 제니트 이적 결정
'홈 그로운' 케이힐에 밀리지 않았던 기량
2015-16시즌 케이힐, 이바노비치의 센터백 출장 기록. ⓒ 데일리안 박철민
첼시서 9시즌 뛰었던 브라니슬라프 이바노비치(32)가 겨울이적시장에서 자유계약으로 이적했다.
지난 2008년 1월, 로코모티브 모스크바를 거쳐 첼시 유니폼을 입었던 이바노비치는 9년간 푸른 사자의 오른쪽 수비수와 때로는 중앙 수비수로도 뛰었다. 지난 시즌, 존 테리가 극심한 부진을 겪을 때 이바노비치가 센터백으로도 뛰며 공백을 메웠다.
이바노비치는 올 시즌 콘테 감독의 스리백 전술 아래서는 설 자리를 잃었다. 콘테 감독은 윙어로 뛰던 빅터 모제스를 오른쪽 윙백으로 전향시켰고, 자연스레 이바노비치는 비중이 작은 컵대회나 교체요원으로 전락했다. 급기야 콘테 감독은 측면 수비수로 뛰던 아스필리쿠에타를 중앙 수비수로 전환했다.
궁금증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바노비치는 첼시 쓰리백에서 왜 자리를 잃게 됐을까. 비교적 신장이 작은 아스필리쿠에타의 전향도 의외지만, 지난 시즌 잦은 실수로 팀에 숱한 위기를 안겨줬던 게리 케이힐도 선발 출전이 많았다.
2015-16시즌 케이힐, 이바노비치의 센터백 출장 기록. ⓒ 데일리안 박철민
케이힐은 지난 시즌 센터백으로 23경기 출장했다. 반면 오른쪽 수비수로 주로 뛰던 이바노비치는 6경기에 센터백으로 출장했다.
센터백에 필요한 능력은 역시나 안정감이다. 최후방에 위치하기 때문에 볼을 빼앗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아쉽게도 케이힐은 23경기서 무려 4차례나 볼을 내줬다. 수치가 적긴 하지만, 이바노비치는 6경기에 센터백으로 출전하면서 볼을 한 번도 뺏기지 않았다.
상대 공격수들을 상대로 압박에 고전하지 않는 면에서는 이바노비치가 우위인 셈이다.
태클, 가로채기에서는 케이힐의 수치가 높았다. 케이힐은 23경기서 경기당 1회의 태클 성공을, 이바노비치는 6경기동안 평균 0.8회의 태클을 성공시켰다. 가로채기 또한 케이힐은 경기당 1.6회, 이바노비치가 평균 1.3회로 나타났다.
센터백의 수비적인 수치에서는 케이힐에 밀리지만, 상대 수비수들의 압박을 대처하는 능력 및 볼을 다루는 능력에서는 이바노비치의 우위라 할 수 있다.
2016-17시즌 케이힐과 아스필리쿠에타의 센터백 기록. ⓒ 데일리안 박철민
케이힐과 아스필리쿠에타의 비교도 가능하다. 아스필리쿠에타 또한 측면 수비수로 기용되다 콘테의 스리백 체제에서 센터백으로 출장하고 있다. 케이힐은 23경기 동안 볼터치미스 12회, 볼 소유를 4차례 잃었다. 아스필리쿠에타는 18경기 센터백으로 출장해 볼터치미스를 7회 기록했다.
클리어링을 제외한 나머지 수비 수치에서는 아스필리쿠에타가 케이힐보다 우위다.
최근 첼시의 주요 실점루트는 아스필리쿠에타와 모제스 사이의 공간에서 찬스를 허용한다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둘의 신장은 180cm에 미치지 못하는 단신이다. 차라리 아스필리쿠에타를 왼쪽 센터백으로 옮기고, 이바노비치를 기용했다면 피지컬에서의 문제는 해결될 수 있었다.
케이힐이 중용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홈그로운 규정이다.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은 25명의 1군 스쿼드 내에 반드시 8명의 홈 그로운 선수를 포함시켜야 하는데 △국적에 상관없이 21세 이전 영입 △잉글랜드나 웨일스 축구협회에 속한 클럽 △3년 이상 소속된 선수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따라서 외국인 선수의 비율이 상당한 첼시에서 홈 그로운 선수의 가치는 높을 수밖에 없는데 주전급 선수 중에서는 케이힐과 존 테리, 커트 주마, 세스크 파브레가스 정도만이 조건을 충족시킨다.
첼시는 이바노비치를 보내고 케이힐을 선택했다. 이바노비치 개인적으로도 경기에 나서기 위해 정들었던 첼시 유니폼을 벗기로 결정했다. 이 결별이 어떤 결과를 만들지 후반기 관전 포인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