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영입…'안보 불안' 줄어드나
입력 2017.02.06 05:01
수정 2017.02.05 23:55
'박지만 3인방' 중 1인, 영어 가장 잘하는 미국 전략통
사드 문제로 몰린 문재인, '군 외연 확장' 돌파구 찾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대선캠프' 안보전략통으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을 전격적으로 영입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보수층의 주 관심사인 안보 문제에서 문 전 대표가 '우클릭'으로 방향을 트는 듯한 시도로 읽혀질 수 있어 시선을 모으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4일 북 콘서트를 연 자리에 전인범 전 사령관을 초대했고, 이 자리에서 전 전 사령관은 문 전 대표 캠프에서 안보자문 위원으로 활동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보수층' 주목받던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영입에 '의외' 반응
문 전 대표 선거캠프에서 전 전 사령관을 영입한 것에 대해 정치권을 비롯해 군 내부에서도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전 전 사령관은 우리 군에서 대표적인 '미국 전략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군 특성상 보수성향으로 평가받는 부분이 많았고, 이를 방증하듯 유력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군인 중에서 영어를 가장 잘하는 장군'으로 상당 기간 동안 이름이 오르내렸기 때문이다.
진보진영이자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가 '안보 분야' 전문가로 영입한 데 대해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전 전 사령관 경우 최근 보수정권과 박근혜 대통령 '후광' 등을 가장 크게 입었다는 평가도 적잖아 이른바 '적과의 동침'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육사 37기 출신인 전 전 사령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남동생인 박지만 EG회장과 육사 동기로서 이른바 '박지만 사단'으로 불리면서 군 요직을 거칠 때마다 박 회장과의 관계가 거론됐다.
그는 신원식 전 합참 작전본부장,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등과 함께 '박지만 3인방'으로까지 불렸다. 육군 대장으로 진급이 유력했다가 고배를 마시면서 지난해 7월 육군 제1야전군사령부 부사령관(중장)으로 전역했다. 대장 진급이 됐을 경우에는 '대미 전략통' 역할을 살려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직을 희망했지만 꿈을 이루는 데 실패한 것이다.
보수 언론 중심으로 많은 각광을 받았던 전 전 사령관은 정치적 성향이 짙은 환경에서 성장하고 자라온 탓에 군 재직 시절에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의 모친은 지난 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 때 사회민주당 후보로 나서면서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로 기록된 홍숙자 씨다. 또 부인은 성신여대 모체인 성신학원 설립자인 이숙종 박사의 외손녀이자 성신여대 총장에 재임 중인 심화진 씨다.
성신여대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 재임 기간이던 지난 2011년 숙명여대에 이어 2번째로 여성 학군단(ROTC)에 선정됐는데, 이때 전 전 사령관이 육군 소장급 장성으로 복무한 데 따른 '뒷배경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군 안팎에서 제기된 바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지난해 총선 때에는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자녀가 성신여대 입학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진보성향의 언론에서 제기돼 전 전 사령관의 부인인 심 총장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문재인 '軍 외연 확장' 돌파 시도…'표심' 매몰 '인사영입' 논란
이처럼 보수진영 쪽에서 많은 주목을 받던 전 전 사령관을 영입한 것은 문 전 대표가 '군 외연 확장' 등 돌파구 차원에서 시도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드 배치 문제 등을 놓고 명확한 방침을 밝히지 않아 '안보 정책'으로 표심을 모으는 데 한계를 느낀 것도 작용하고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안보 분야는 경험과 경륜 차원 등에서 예비역 장성들을 활용하는 것이 통상적인데, 새로이 바뀐 미국 트럼프 정부와 가교 역할을 하는 동시에 '한미 안보동맹'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전 전 사령관만한 인물이 없다고 본다"며 "문 전 대표께서도 그런 점을 고려해 영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문 전 대표의 '안보 노선'에 불신감을 갖는 일부 예비역 장성들 사이에서는 문 전 대표가 '표심'에 오락가락하는 행보를 보인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보수성향 단체이자 예비역 장성 모임인 '성우회' 한 간부는 "문 전 대표는 '대통령 당선시 미국보다 평양에 먼저 가겠다'고 한 인물이다. 안보는 보수적으로 가야 하는 게 원칙인데, 그 점에서 불안감이 여전하다"며 "전 전 사령관 경우도 특전사령관 재직시 '포로체험 훈련'을 밀어붙이면서 부하 하사관 2명이 목숨을 잃은 데 대한 책임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