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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tage]"목숨 바쳐 지켰는데" 뮤지컬 '영웅'의 의미

이한철 기자
입력 2017.01.25 15:39
수정 2017.01.26 06:47

안중근 의사 의거 다룬 뮤지컬 '영웅'

안재욱·정성화 "책임감 있는 리더 나오길"

배우 안재욱이 뮤지컬 '영웅' 프레스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대체 조국이 우리에게 무엇입니까."

안중근은 동지를 잃고 울부짖는다. 그들은 왜 소중한 목숨을 던져가며 그토록 조국을 지키려 했을까. 뮤지컬 '영웅'은 어지러운 현 시국, 가짜 리더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대체 그들이 지킨 것은 무엇이고,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를.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업적뿐 아니라 가족과 동지들에 대한 따뜻한 인간애와 인간적 고뇌를 적절히 교차해 보여줌으로써 입체적으로 안중근 의사를 그려냈다. 안중근이란 영웅은 이미 완성된 상태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여러 갈등과 고난을 통해 관객들과 함께 만들어진다. 그래서인지 더욱 애틋하고 가슴에 남는 영웅이 된다.

특히 사태로 온 나라가 어지러운 탓인지, 이번 공연이 갖는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배우들 또한 작품에 대한 설렘과 기대감보다는 부담과 책임감으로 눈빛이 반짝거렸다.

2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 참석한 안재욱은 "현재 나라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진정한 리더가 있었다면 후손들에게 이런 역사의 한 장면을 기록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안중근 의사와 같은 순흥 안 씨라는 안재욱은 "집안의 어르신이라기보다 민족 전체의 영웅이다. 그 명예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역사에 길이 남을 현장에 있었던 안중근보다 그 시간에 다다르기까지 고민과 번뇌를 고뇌하는 안중근에 중점을 뒀다"고 연기에 임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또 "진정한 리더는 척하지 않는 리더"라며 "힘이 센 척, 돈이 많은 척하다보니 결과론적으로 올바르게 살았던 사람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받게 됐다. 진실함이 동반된 책임감을 가진 진정한 리더가 많아진다면 버겁지 않은 세상이 될 것"이라는 소신을 밝혔다.

배우 정성화가 뮤지컬 '영웅' 프레스콜에서 하이라이트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 데일리안 이한철 기자

이 작품으로 뮤지컬 인생의 전성기를 연 정성화 또한 "리더는 단체나 나라를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사람"이라며 "안중근 의사는 자신의 목숨을 바친 기개를 가진 분이다. 리더라면 모든 걸 던질 줄 아는 사람이었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특히 "시국으로 인해 안중근 의사에게 죄송한 마음"이라며 "안중근 의사가 열심히 되찾아온 나라가 녹록치 않다는 상황에 있다는 것이 죄송하다. 나라를 위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2010년에 이어 7년 만에 뮤지컬 '영웅'으로 돌아온 양준모 역시 안중근 역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첫 출연 당시 안중근 의사와 나이가 같았다는 양준모는 "나이가 같은 친구라는 느낌으로, 그 분이 느꼈을 감정을 고스란히 관객들에게 전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공연에 임했다"며 "그때는 혈기왕성한 청년이었다면 지금은 좀 더 안중근의 고뇌를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이번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한편, 뮤지컬 '영웅'은 2009년 초연된 이후 각종 뮤지컬 시상식 작품상을 싹쓸이하며 가장 성공적인 창작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이후에도 수차례 재공연되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평을 받았고 2011년엔 뉴욕, 2015년엔 중국 하얼빈 무대에 오르며 세계로 뻗어나간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안재욱, 정성화, 양준모, 이지훈, 리사, 박정아, 정재은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개막 전부터 화제를 뿌렸다. 다음달 26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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