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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반기문 인력 빼가기'에 제동…"우리 지지 없인 대통령 못돼"

문현구 기자
입력 2017.01.24 16:44
수정 2017.01.24 16:59

새누리 지도부 "아쉬운 건 반 전 총장, 우린 아냐"

"(인력 빼가기) 행보는 정치교체의 대상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열린 새누리당 초선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참석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집권당' 새누리당이 남은 의석 지키기에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12월 30명 가까운 소속의원이 이탈해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원내 1당'을 더불어민주당에 내준 데 이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등장과 함께 다시 한번 '대열 이탈'의 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현재 당의 의석 규모는 96석이다. 지난 23일 경기 안산 단원을을 지역구로 둔 3선의 박순자 의원이 탈당 선언과 동시에 바른정당에 입당하면서 나온 결과다. 여기에 24일에는 경기 김포을을 지역구로 둔 재선의 홍철호 의원이 오는 26일 탈당과 함께 역시 바른정당에 합류하겠다고 밝히면서 의석수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을 맞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25일에는 5선에 국회 부의장으로 중량감이 심재철 의원이 소속 의원들 일부를 이끌고 반 전 총장과 국회에서 조찬 회동을 갖기로 해 '추가 탈당'이 또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심 의원은 반 전 총장 지지와 함께 탈당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 지도부 "아쉬운 건 반 전 총장"

이같은 흐름에 당 지도부는 '집안 단속'과 함께 반 전 총장에 대해 날 선 발언을 쏟아내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부산에서 열린 '당 3차 권역별 당직자 간담회'에서 "반 전 총장은 남의 당의 당적 두고 있는 국회의원들 보고 오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당에 그냥 있으라고 해야 성숙된 정치인이다"며 "굉장히 실망했다"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을 따라서 탈당하겠다는 의원들에게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그 사람(반 전 총장)의 정치적 가치가 무엇인지, 유엔 사무총장 교과서에 나왔다고 하니 이 사람에게 뭔가 있나보다 이러면서, 이름 따라 다니다가는 큰일 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은 "충청 사람들이 다 따라간다고 하길래 제가 한 말이 '충청도지사' 뽑냐고 그랬다"면서 충청원 의원들의 이탈 방지를 촉구했다.

인 위원장은 또 "이번 대선에서 (우리)당의 지지 없이는 어떤 사람도 대통령 될 수 없다"며 "아쉬우면 반 전 총장이 아쉽지 우리 당이 아쉬울 것은 없다"고 역설했다.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우택 원내대표를 비롯한 비상대책위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 소속으로는 첫 대선출마 선언을 한 이인제 전 최고위원도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반 전 총장 '때리기'에 가세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남의 당 의원들을 오라고 해서 이야기하고 이것은 정치 도의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반 전 총장이) 만일 보수주의자라면 아무 소리 하지 말고 (우리)당으로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연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반 전 총장이 우려스러운 행보를 하고 있다. (우리)당 의원을 직간접으로 대하면서 흔드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라며 "정치교체를 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런 행보는 반 전 총장이 밝힌 정치교체의 대상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주류핵심' 인사들에 대한 '인적청산' 작업을 마무리하고 정책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새누리호'가 직면한 '2차 탈당' 위기를 제대로 대처해갈지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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