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가입자 줄고, 미분양 늘고…주택시장 '강추위'
입력 2017.01.24 13:21
수정 2017.01.24 13:40
지난해 12월 청약신규가입자 33만여명으로 전달보다 약 26% 급감
수도권서 분양에 도전한 메이저 브랜드도 미분양 속출

계절적 비수기와 각종 규제 대책이 맞물리면서 주택시장에 강추위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11·3 부동산 대책을 앞세워 부동산 시장 과열 기미를 진정시킨 이래 청약통장 신규 가입자수가 빠르게 줄고 있다.
이와 함께 청약자격 강화 여파로 수도권 분양에 나선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는 미분양 굴욕에 시달리고 있다.
업계에선 설 연휴가 끝난 직후에도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올해 내내 주택시장은 한파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24일 건설업계와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자수는 총 33만476명으로 전달 11월 신규 가입자 수(44만6154명)에 비해 25.9% 감소했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47만1250명이 주택청약종합저축에 신규 가입해 9월 대비 6만3799명이 증가했다.
정부는 11·3 부동산 대책의 후속조치로 지난달부터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신도시 등 37곳을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이 지역에서 세대주가 아니거나 2주택 이상 보유한 경우, 5년 내 당첨 사실이 있는 경우 1순위 자격 대상에서 배제하고 있다.
특히 대책 발표 첫달인 지난해 12월은 11월(-5.3%)에 비해 신규 가입자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됐다.
통장 신규 가입자수가 줄어들면서 주택청약종합저축 2순위 가입자(신규 포함, 1년 미만)수도 총 871만1245명으로 11월 말(872만7340명)에 비해 1만6095명이 줄었다.
지역별로는 11·3 부동산 대책의 여파가 가장 큰 서울의 가입자수가 많이 줄었다. 지난달 서울지역 2순위 가입자수는 총 209만6005명으로 11월에 비해 7791명이 감소했다.
서울의 경우 1순위 자격 요건 강화 외에도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4개 구의 분양권 전매가 전면 금지되고 다른 구에서도 1년6개월간 전매를 할 수 없어 투자수요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2순위 가입자수가 줄면서 미분양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 일부 수도권에서는 메이저 브랜드 아파트도 미분양이 생겼다. 대부분 부적격 당첨자로 판별된 사례나 전매제한으로 계약을 포기하는 건수가 많았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11·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에서 분양한 신촌그랑자이,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 래미안 아트리치 등 은 내집마련 추첨까지 가서 겨우 완판됐다. 지난해 11월 말 분양한 연희 파크 푸르지오는 일부 1순위에서 미달되면서 미분양 단지가 됐다.
지난해 12월 분양한 서초구 잠원동 래미안 리오센트는 청약경쟁률 평균 12.3대 1로 1순위 마감됐지만 미계약이 발생했다.
11·3 부동산 대책에 따라 1순위 청약자격이 강화된 걸 모르고 청약했다 부적격 당첨자가 된 청약자가 25%에 달했다. 또 비로열층 당첨자중 분양가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이 되지 않는데다 전매 금지로 자금부담이 커 계약을 포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내집마련 추첨을 통해 전용면적 59㎡(28가구)는 100% 계약됐으나 전용 84㎡(118가구) 일부가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역시 지난해 12월 분양한 목동파크자이도 6.1대 1로 1순위 마감됐으나 내집마련 추첨 이후에도 84㎡에서 미계약이 발생했다.
올들어 1월 초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한 화성 동탄2신도시 A99블록과 A100블록 아이파크(총 980가구)의 경우 2순위에서도 주인을 찾지 못하고 미분양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 직후 분양성적이 올해 주택시장 분위기를 이끌어 갈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이달을 포함한 매년 1~2월은 계절적 비수기로 모든 부동산 지표가 하락선을 긋는 게 일반적이어서 설 연휴가 지난 후 상황을 봐야 올해 주택시장을 가늠할 수 있다"며 "그러나 올해 주택시장은 잇따른 부동산 규제 등 악제가 많아 연휴 이후에도 봄바람이 불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