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표 뗀 LG 이병규, 녹록지 않은 2017
입력 2017.01.18 14:59
수정 2017.01.19 06:10
'적토마' 은퇴하며 '작은' 수식어 없어져
존재감 드러낼 기회왔지만 외야 경쟁 치열
홀로 남은 이병규. ⓒ LG 트윈스
그의 이름에는 항상 꼬리표가 붙어있다.
한때는 ‘작은’이라는 수식어가, 지난해까지는 등번호 7이 괄호로 항상 따랐다. 바로 LG의 83년생 외야수 이병규 얘기다.
이름 외 수식어가 필요했던 이유는 선배이자 동명이인인 적토마 이병규(1974년생) 존재 때문이다.
등번호 9를 달았던 이병규는 LG의 마지막 신인왕(1997년)으로 타격왕 2회, 최다안타왕 4회, 골든글러브 7회, 30홈런-30도루(1999년), 올스타전 MVP(2011년), 역대 최고령 사이클링 히트(2013년), 통산 2000안타 돌파 등 KBO리그사에 큰 족적을 남긴 대형 타자였다.
‘적토마’라는 별명으로 불린 이병규와 등번호 7번 이병규는 외야수에 좌타자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하지만 둘의 타격 스타일은 사뭇 달랐다.
‘적토마’ 이병규는 어떤 공이든 때려내 안타를 만드는 공격적인 성향의 타자였고, 7번 이병규는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이 명확해 방망이를 휘두르는데 신중했다. 그라운드에서도 ‘적토마’ 이병규는 거침이 없었지만 7번 이병규는 과묵했다.
지난해 말 ‘적토마’가 은퇴를 결정했다. 이제 7번 이병규는 수식어가 붙지 않게 됐다. 동명이인 대선배의 그림자에서 자유로워질 때가 왔다.
홀로 남은 이병규를 둘러싼 LG 팀 내 상황은 녹록지 않다. 2016시즌을 앞두고 이병규는 4번 타자로 지목됐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잔부상과 부진이 거듭되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타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약점을 노출한 이병규를 대신해 젊고 빠른 선수들이 내부 경쟁을 벌이며 외야 자리가 채워졌다. 채은성은 우익수 주전과 중심 타선을 꿰찼다. 김용의, 이천웅, 이형종, 문선재 등이 공수에서 성장세를 과시했다. 자연스레 이병규가 설자리는 없었다.
LG 이병규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지난해 LG는 세대교체와 더불어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정규 시즌 막판 치열한 경쟁 끝에 와일드카드 결정전 티켓을 손에 넣은 뒤 준플레이오프를 넘어 플레이오프까지 진격했다.
정규시즌에서 0.272의 타율 7홈런 37타점 0.789의 OPS(출루율 + 장타율)에 그친 이병규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병규의 2016시즌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적토마’ 이병규의 은퇴, FA 정성훈 계약에 대한 구단의 미온적 자세, 그리고 FA 우규민의 보상 선수로 멀티 플레이어 최재원을 영입한 행보를 보면, LG가 2017시즌 추구하는 방향을 암시한다.
LG 야수진의 세대교체는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상당한 가능성을 보인 젊은 선수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입지가 더욱 좁아진 이병규가 2017시즌 반등할 수 있을까. 건강한 몸으로 한 시즌을 완주할 수 있다면 확실한 존재감을 보일 수 있지만, 그에게 주어질 기회가 예년에 비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글: 이용선/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