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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100세 시대④] 고 함태호 오뚜기 회장, 레토르트 식품을 알리다

박지수 기자
입력 2017.01.14 11:00
수정 2017.01.14 22:56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 국내 카레 대중화에 앞장

분말, 액상형, 과립형 등 다양하게 선봬

오뚜기의 꾸준한 연구개발 노력이 장수브랜드가 된 힘

기업들이 '장기불황-소비절벽' 악순환 고리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삭막한 비즈니스 환경은 상품의 생명주기 단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꾸준한 사랑을 받는 장수제품이 요즘 더 빛나는 이유다. 긴 시간 스테디셀러 가치를 유지하는 비결은 품질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제품 이름이 보통명사처럼 회자될 수 있는데는 기업의 다양한 노력들이 더해졌음은 물론이다. '브랜드 100세 시대'를 열어젖히고 있는 대표적인 제품들의 면면과 노하우를 짚어본다.

오뚜기 카레 광고모델 김희애씨. ⓒ오뚜기

"일요일은 오뚜기 카레~"

TV 광고 노래(CM송) 가사처럼 종합식품기업 오뚜기의 '오뚜기 카레'는 50년 가까이 우리 국민의 식탁을 지켜온 장수 브랜드다.

당시 40세의 고 함태호 오뚜기 명예회장은 1969년 오뚜기의 전신 풍림상사를 세우고, 국내 소비자들한테 첫 선보인 제품이 카레다. 이후 오뚜기는 카레 대중화에 앞장서며 48년간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오뚜기에 따르면 국내에 카레가 처음 알려진 것은 1940년대였다. 그러나 서양식 카레를 그대로 가져왔기에 대중화되지 못했다. 국내에서 카레가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함 명예회장이 설립과 동시에 분말 즉석카레를 선보이면서 부터다.

함 명예회장은 한국인의 주식이 쌀이고, 남녀노소 누구나 매콤한 맛을 좋아한다는 점을 겨냥해 한국식 카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뚜기는 오뚜기 카레가 오늘날까지 사랑을 받는 이유에 대해 시장 점유율 1위에 안주하지 않고 연구개발(R&D)을 통해 꾸준히 진화를 거듭한 덕분으로 꼽았다. 특히 오뚜기는 카레가 주로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번거로운 조리과정으로 인해 가정에서 쉽게 식탁에 올리지 못하는 점을 감안해 1981년 '3분 요리'란 브랜드로 액상 형태의 레토르트 카레를 선보였다.

1978년 제작된 오뚜기카레 광고. ⓒ오뚜기

레토르트 식품은 완전 조리된 제품을 미생물로부터 차단하는 용기에 담은 무균성 간편 식품을 가리킨다. 레토르트 식품의 장점은 방부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상온에서 장기간 유통·보관이 가능해, 원재료의 맛과 영양이 그대로 살아있다는 것. 오뚜기는 국내 최초로 3분 요리를 선보이며 레토르트 식품의 역사를 열었다.

끓는 물에 데우기만 하면 즉석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오뚜기 3분 카레의 장점은 출시 첫해에만 400만개 넘게 팔리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이후 오뚜기는 순한맛, 매운맛, 약간 매운맛 등으로 3분 카레 제품을 다양화하며 사세를 키웠다.

2004년 오뚜기 카레는 또 한 번 변화를 시도했다. 건강에 좋은 강황 함량을 바몬드카레 약간매운맛 대비 50% 이상 늘리고, 베타클루칸과 식이섬유, 귀리 등을 넣어 영양성분을 강화한 ‘백세카레’를 선보인 것. 이후 카레는 맛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음식으로 진화했다.

오뚜기는 2009년 수많은 실험과 시행착오 끝에 개발한 '과립형' 카레를 내놨다. 기존 카레는 끓는 물에 넣기 전에 뭉치지 않도록 물에 갠 다음 끓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지만 오뚜기 과립형 카레는 바로 넣고 끓여도 덩어리가 지지 않도록 조리 편의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2012년엔 발효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긍정적 인식을 반영해 '백세 발효강황카레'를 출시했고,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렌틸콩을 주원료로 한 '3분 렌틸카레'를 2014년 선보였다.

지난해에도 다양한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제품들을 개발해 내놓았다. 인도와 태국 스타일로 각각 만든 '3분 인도카레 마크니'와 '3분 태국카레소스 그린', 분말제품인 '맛있는 허니망고 카레'와 '맛있는 버터치킨 카레' 등이 오뚜기 카레 신제품들이다.

오뚜기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카레요리 시연회, 카레 심포지엄 등을 열어 카레의 장점을 알리고 있다. 또 카레케첩떡볶이, 카레볶음밥, 카레스파게티 등 몸에 좋은 카레를 활용해 가정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홈페이지와 이색카레요리 책자 등을 통해 소개한다.

오뚜기 카레의 인기 비결로는 △국민 브랜드란 믿음 △필수 영양분과 건강에 좋은 강황 등이 들어있는 웰빙식품 △간편한 조리과정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 1위에 만족하지 않고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면서 새로운 수요까지 만들려는 오뚜기의 노력이 첫 손에 꼽힌다.

박지수 기자 (pjs06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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