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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억 샌드백’ 론다 로우지, 자뻑이 초래한 초살

김태훈 기자
입력 2017.01.01 00:43
수정 2017.01.03 06:08

누네즈 펀치 의식 없이 ‘닥치고 돌진형’ 전략 의심

홈에 패한 경기처럼 지나친 자만심이 부른 참패 분석

론다 로우지는 누네즈 앞에서 1분도 버티지 못했다. ⓒ 게티이미지

론다 로우지(29·미국)가 UFC 207 메인이벤트에서 커리어 사상 최악의 수모를 당했다.

13개월 만에 돌아온 로우지는 지난해 12월31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T-모바일 아레나서 열린 'UFC 207' 메인이벤트 아만다 누네스(28·브라질)와의 여성부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1라운드 TKO 패배를 당했다.

코너 맥그리거를 능가하는 36억 원의 대전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파이터로서 너무 초라한 결과다. 초살(48초)의 굴욕적인 패배를 당한 로우지는 인터뷰도 하지 않은 채 옥타곤을 빠져나갔다.

남자 파이터들도 이루기 어려운 UFC 6차 방어에 성공할 때까지 로우지는 1라운드에서 두 번이나 초살을 따낸 절대강자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홀리 홈에게 2라운드 하이킥 KO 패배를 당하며 섹시 카리스마에 흠집이 생겼다. 이후 일정기간 식음을 전폐하고 자살까지 고민했던 로우지는 야심차게 챔피언 탈환을 노렸지만 누네즈전에서 초살의 치욕을 당했다.

영화·CF 촬영 외 WWE 이벤트에 모습을 드러내는 여유를 보이면서도 UFC 밴텀급의 대항마 없는 강자로 군림했던 로우지는 누네즈와의 타이틀 매치를 앞두고는 훈련에만 몰두했다. 공식 계체량에서도 인터뷰를 거절했으니 이번 매치에 쏟은 로우지의 정성의 깊이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평소보다 더 거칠고 강한 훈련을 소화했던 로우지를 본 UFC 관계자들도 “로우지가 홀리 홈에게 당했던 것은 사고였다. 진지한 자세만 봐도 다시 본래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옥타곤의 공이 울리자 이런 기대는 산산조각 났다. ‘여자 벨포트’라는 별명답게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스탠딩 타격을 보유한 누네스는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로우지의 안면을 여러 차례 강타했다.

로우지도 충격을 받은 듯했지만 쓰러지지 않고 계속 싸우려 했다. 그게 전부였다. 로우지는 활발한 스텝을 바탕으로 한 부지런한 움직임도 없었다. 뒷걸음질이 스텝의 전부였다. 그럴수록 누네스의 가공할 펀치는 로우지의 안면을 거푸 강타하며 얼굴을 벌겋게 물들였다.

커버링을 내린 채 가만히 서서 맞기만 했다. 왼손 스트레이트에 이은 컴비네이션을 허용한 로우지는 1분이 경과하기도 전에 균형을 잃었다. 혹독한 훈련을 펼친 선수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무기력했다.

[UFC 207]론다 로우지의 단순한 패턴은 여전했다. ⓒ 게티이미지

로우지는 특유의 테이크다운 시도도 하지 못한 채 휘청거리기만 했다.

스텝을 잃은 지는 오래 전이고, 몸을 가누기도 어려웠으니 테이크다운 등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보다 못한 심판은 로우지가 쓰러지기 직전 경기를 중단시켰다. 과연 로우지가 훈련을 제대로 소화한 파이터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스텝의 변화도 없었고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려는 큰 움직임도 없었다. 이는 곧 예전의 패턴을 그대로 들고 나온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품게 한다. 과거처럼 가벼운 타격은 맞으면서 달라붙어 그래플링으로 끝낼 계획이었는지도 모른다.

이전에는 뛰어난 완력으로 그것이 가능했다. 적어도 홈을 만나기 전까지는 통했다. 하지만 체력의 약점이 있는 반면 1라운드 초반 타격의 위력이 절정에 달하는 누네즈 앞에서도 그때와 같은 패턴을 들고 나왔다면 더 이상 말이 필요 없다.

로우지는 스탠딩에서 머리와 어깨를 리듬 있게 흔들지도 못한다. 가드 역시 탄탄하지 못하다. 자신의 맷집을 믿고 펀치를 꽂는데 집중하느라 안면이 열린다.

상대를 세워두고 돌 정도로 스텝이 좋고 카운터 펀치를 꽂을 수 있는 누네즈 입장에서 이런 로우지가 더 없이 좋은 샌드백이었다. 결국, ‘자뻑’에 가까운 자만심 탓에 론다 로우지는 제대로 전략을 짜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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