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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결산⑤]그 어려운 걸 해낸 '태양의 후예'

부수정 기자
입력 2016.12.23 08:53
수정 2016.12.23 10:12

시청률 40% 웃돌며 인기…송중기 한류스타 도약

'시그널'·'또 오해영'·'구르미 그린 달빛'도 약진

올해 방송된 KBS2 '태양의 후예'는 시청률 40%를 웃돌며 인기를 얻었다.ⓒKBS

올해 안방극장에서도 다양한 작품이 시청자들을 즐겁게 했다. 시청률 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채널 tvN이 톡톡 튀는 이야기로 무장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신흥 드라마 왕국으로 우뚝 섰다.

지상파 방송에서는 상반기 방송한 KBS2 '태양의 후예'가 신드롬을 일으키며 안방극장을 강타했다. 사전 제작 드라마 중엔 '태양의 후예'만 성공했고 SBS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와 KBS2 '함부로 애틋하게'는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2016년 안방극장을 달아오르게 했던 작품들을 살펴보자.

상반기 '시그널'·'태양의 후예'·'또 오해영'

1월 22일 첫 방송한 tvN '시그널'은 장르 특성상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를 깨고 마지막회에서 평균 시청률 13.4%(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순간 최고 시청률 15%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시그널'은 현재의 형사들과 과거의 형사가 낡은 무전기로 교감을 나누며 장기 미제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다룬 장르물이다.

tvN '시그널'은 작품성,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tvN

각종 사건, 사고를 다룬 이 드라마는 믿을 구석 없는 사회에서도 정의를 바로 세우는 사람은 있다는 희망을 길어 올렸다. 쉬운 길을 가기 위해 갖은 술수를 꾀하는 사람들, 어떻게 하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까 궁리만 하는 사람들,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에 익숙한 우리에게 '시그널'은 정의와 희생으로 똘똘 뭉친 '판타지'를 선사했다.

마지막에서 죽은 줄 알았던 이재한 형사(조진웅)가 등장하자 시청자들은 시즌 2를 염원하기도 했다. 드라마는 종영 후에도 진한 여운을 남기며 회자되고 있다.

송중기 송혜교 김은숙 작가가 뭉친 KBS2 '태양의 후예'는 신드롬급 인기를 얻었다. 유시진 대위로 분한 송중기는 최고의 한류스타로 도약했고 송혜교는 톱스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100% 사전 제작된 '태양의 후예'는 지난 2월 24일 첫 방송부터 종영까지 수목극 1위 자리를 고수했다. 10% 중반대로 시작한 시청률은 방송 9회 만에 30%를 돌파했고 마지막회 시청률은 38.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나타냈다. 시청률 40%를 웃도는 폭발적 인기, 그 어려운 걸 일궈낸 셈이다.

송중기, 송혜교 외에 진구, 김지원 등도 큰 사랑을 받았다. 김은숙 작가는 '역시 김은숙'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무엇보다 '태양의 후예'는 사전 제작의 흑역사를 깬 작품으로 남게 됐다.

tvN '또 오해영'은 배우 서현진의 진가를 알린 작품이다.ⓒtvN

tvN '또 오해영'도 빼놓을 수 없다. 에릭 서현진 주연의 이 드라마는 방송 전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극이 진행될수록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리며 8화에선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 평균 시청률 8.3%(닐슨코리아)를 기록, tvN 월화극 역대 최고 시청률을 나타냈다.

시청자들은 사랑과 일에 치이는 평범녀 오해영(서현진)에 공감했다. 현실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여성 캐릭터가 나와 직장 여성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줬다. 해영이로 분한 서현진은 출중한 연기력으로 해영이를 소화해 극찬받았다. 서현진은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고 현재 방송 중인 SBS '낭만닥터 김사부'에 캐스팅됐다. 에릭 역시 로맨스에 특화된 남자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배우 박보검과 김유정이 KBS2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사랑받았다.ⓒKBS

하반기 '구르미 그린 달빛'·'도깨비'

올여름 방영한 KBS2 청춘 사극 '구르미 그린 달빛'은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박보검 김유정은 풋풋한 로맨스 호흡으로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특히 화려한 캐스팅으로 무장한 경쟁작 SBS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를 가뿐히 따돌리며 연기와 이야기의 힘을 증명했다.

드라마의 가장 큰 수확은 청춘스타들의 발견이다. 박보검, 김유정을 비롯해 진영, 곽동연, 채수빈 등이 각자 위치에서 제 몫을 하며 스타가 됐다. '응답하라 1988'에서 최 택 역을 맡은 박보검은 이 드라마를 통해 4년 동안 지속된 '응답의 저주'를 깨며 연기력, 흥행력 모두를 인정받았다. '사극 요정' 김유정 역시 특유의 순수하고 맑은 모습으로 한 단계 도약했다.

배우 공유 김고은 이동욱 유인나 주연의 tvN '도깨비'가 인기리에 방송 중이다.ⓒtvN

'태양의 후예'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PD가 다시 만난 tvN '도깨비'도 승승장구 중이다. 지난 2일 첫 방송된 '도깨비'는 1회에서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기준 가구 평균시청률 6.9%(닐슨 코리아/유료플랫폼 기준), 순간 최고 시청률 9.3%를 기록했다. 이는 대박을 친 '응답하라 1988'의 첫회 시청률 6.7%(순간 최고 8.6%)를 뛰어넘는 것으로, tvN 드라마 첫 방송 시청률 역대 1위다.

도깨비 김신(공유)와 도깨비 신부라고 우기는 여고생 지은탁(김고은)의 판타지 로맨스를 다룬 이 드라마는 김 작가의 필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특유의 오글거리는 부분을뺀 김 작가는 탄탄한 이야기로 중무장했고 이 PD의 영상미, 연출력도 훌륭해 매회 명장면, 명대사를 탄생시킨다. 김 작가가 4년 동안 기다린 공유는 츤데레(툴툴거리지만 속 정은 깊다는 뜻) 김신을 만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배우 박신혜 김래원 주연의 SBS '닥터스'는 의드 불패 신화를 이어갔다.ⓒSBS

중박 친 작품

중박을 친 작품도 많았다. 박해진 김고은 주연의 캠퍼스 로맨스 tvN '치즈인더트랩'은 상큼하고 현실적인 캠퍼스물로 공감을 얻었고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박신양의 명연기로 큰 울림을 줬다.

유승호 주연의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은 고구마 전개(답답하다는 뜻)에도 시청률 20%를 돌파, 시청자의 선택을 받았다.

노희경 작가의 tvN '디어 마이 프렌즈'는 노년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내 매회 시청자의 가슴을 건드렸다. 인간에 대한 연민과 공감에 중점을 둔 노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인상적이었다. 신구, 김영옥, 나문희, 김혜자, 주현, 윤여정, 박원숙, 고두심 등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이 있었다.

의학 드라마의 인기도 이어졌다. 박신혜 김래원 주연의 SBS '닥터스'는 두 배우의 달달한 로맨스가 주효했고 현재 방송 중인 한석규 서현진 유연석 주연의 SBS '낭만닥터 김사부'는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독보적인 인기를 뽐내고 있다.

공효진 조정석의 찰떡 호흡이 빛난 SBS '질투의 화신', 남궁민아 커플(남궁민+민아)의 깨알 로맨스 SBS '미녀 공심이', KBS 주말드라마 위엄을 보여준 KBS2 '아이가 다섯', 이서진 유이 주연의 시한부 로맨스 MBC '결혼계약'도 잊지 못할 작품이다.

MBC 'W'는 웹툰과 현실을 오가는 독특한 장르물인데도 시청률 10%를 웃돌며 화제가 됐고, 전도연의 안방 복귀작인 tvN '굿와이프'도 작품성과 시청률 면에서 성공했다. 최약체로 평가받던 MBC '쇼핑왕루이'는 서인국 남지현의 만화 같은 로맨스와 착한 이야기로 수목극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배우 김우빈 수지 주연의 KBS2 '함부로 애틋하게'는 사전 제작 드라마의 한계를 드러냈다.ⓒKBS

사전 제작 실패…화려한 캐스팅에도 '쪽박'

화려한 캐스팅을 앞세웠지만 실패한 작품들도 있다. 김우빈과 수지가 뭉친 KBS2 '함부로 애틋하게'는 낡고 진부한 로맨스라는 비판을 받으며 쓸쓸히 종영했다.

아이유 이준기 강하늘 남주혁 홍종현 백현 등 화려한 라인업을 앞세운 SBS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도 사전 제작의 실패작으로 남았다. 영상미에만 치중한 이 드라마는 몇몇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으로 혹평을 얻었다.

'함부로 애틋하게'와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는 톱스타에만 기대는 한국 드라마의 고질병을 단적으로 드러낸 작품이다. 시청자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추려면 스타 캐스팅보다는 짜임새 있는 이야기와 세련된 연출이 필요하다는 걸 알려준 대표적 사례다.

황정음 류준열 주연의 MBC '운빨 로맨스'도 비슷한 경우다. 이전 작품과 비슷한 캐릭터,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로 '식상하다'는 비판을 들었다. 조진웅 서강준 이광수 이동휘 주연의 tvN '안투라지'는 1%대 굴욕적인 시청률로 외면받았다.

수애의 로맨틱 코미디 복귀작 KBS2 '우리집에 사는 남자'도 허술한 이야기로 시청률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KBS2 '무림학교'와 '뷰티풀 마인드'는 애국가 시청률로 조기종영됐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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