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글로벌 전략회의 종료...내년 전략 수립 '난항'
입력 2016.12.21 17:34
수정 2016.12.21 17:46
실적 따라 사업부별 '온도차'...성과 확대 다짐 '공통'
IM 마라톤 회의...갤S8 신기술 정보 공유
실적 따라 사업부별 '온도차'...성과 확대 다짐 '공통'
IM 마라톤 회의...갤S8 신기술 정보 공유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가 21일 사흘간의 일정을 마쳤다. 예년과 달리 '대내외적인 악재로 회의 성격이 조금 달라진 가운데 엇갈린 각 사업부문 성적표만큼 회의도 온도차도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최순 순실게이트로 인해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이 연기되면서 내년도 전략보다는 올해 성과와 문제를 점검하고 개선하는 방안에 보다 무게를 두고 논의가 이뤄졌다.
◆"최순실 때문에 미룰 수 없다"...인사·조직개편 전 회의 진행 = 글로벌 전략회의는 IT모바일(IM)·소비자가전(CE)·디바이스솔루션(DS) 등 각 사업부문별 임원들과 해외법인장들이 참석하는 대규모 전략 회의로 연례 주요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각 사업부가 내년도 사업 목표와 실행 방안을 발표하고 사업부와 팀별로 정한 구체적인 목표와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다.
각 사업부문장 주재 하에 신성장동력 모색과 지역별 시장 대응 방안 등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지며 사업부와 지역 총괄들간 개별 미팅을 통해 구체적인 의견도 교환한다. 매년 상·하반기에 1회씩 연 2회 열리며 올해도 이전과 비슷한 약 500명 정도 인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12월에 열리는 하반기 회의는 매년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이 단행된 후 열려 새로운 사장단과 임원진들을 중심으로 내년도 경영 및 사업 전략을 수립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최순실게이트 여파로 인사와 조직개편이 미뤄지면서 정상 개최가 불투명했으나 내년도 사업 계획 수립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열리게 됐다.
그러나 인사와 조직개편이 이뤄지지 않은 어쩡쩡한 상태에서 회의를 개최하다보니 각 사업부문별로 판매·유통·마케팅 등 내년도 세부 전략을 논의하는데는 적잖은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올해의 성과와 문제점을 돌아보고 이를 토대로 내년을 위한 개선 방안 마련에 보다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1분기 중으로 예상되는 인사와 조직개편으로 향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회의에서는 예년처럼 세부적인 내용을 다루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올해 성과와 문제점 분석으로 내년을 위한 개선방안 도출에 보다 비중을 두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성적표 따라 사업부별 온도차...성장 고민은 '공통' = 올해 실적 차 만큼이나 각 사업부문별로 온도차도 컸다는 후문이다. 올해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어려움을 겪은 IM부문은 차기작에 대한 고민이 많은 것을 반영하듯 회의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길게 진행됐다.
반면 올 4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유력시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경우, 회의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열렸으며 시간도 가장 짧았다. 다만 각 사업부문별로 성장에 대한 고민은 여전했다. 하지만 내년 성과 확대를 다짐하는 모습은 동일하게 나타났다.
19일 스타트를 끊은 IM부문은 경기도 수원 본사 디지털시티에서 신종균 IM부문장(사장)의 주재로 오전 8시부터 저녁시간까지 회의가 장시간 이어졌다.
이 날 회의에서는 내년 상반기 출시될 차기작 '갤럭시S8'이 핵심 주제로 출시 시기 및 판매 전략 등이 논의됐다. ‘갤럭시노트7’ 발화 원인 파악과 향후 대응책에도 장시간 머리를 맞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갤럭시S8에 탑재되는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등 신기술에 대한 정보도 공유했다.
현재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갤노트7 단종 여파로 영업이익이 1000억원에 그친 삼성전자 IM부문은 4분기 영업이익이 2조2000억원 안팎으로 회복될 전망이지만 예전의 성과에는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20일 진행된 CE부문 회의에서는 윤부근 CE부문장(사장) 주재로 내달 초 열리는 전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7’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내년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보호무역주의의 영향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생활가전에서 큰 성과를 보이며 호 실적을 거둔 터라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밝았다는 후문이다.
마지막 날인 21일 경기도 기흥·화성캠퍼스(나노시티)에서 열린 DS부문 회의는 오전이 아닌 오후부터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사업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외법인장 수가 적기도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호 실적을 이어가며 회사의 주축 역할을 하고 있는 분위기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올 4분기 DS부문은 영업이익이 5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사업부 영업이익이 4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3조6600억원) 경신이 유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권오현 DS부문장(부회장) 주재로 열린 이 날 회의에서는 내년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분야 초격차 기술 전략 유지를 위한 방안과 함께 상대적으로 취약한 시스템반도체 경쟁력 향상을 위한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3D 낸드플래시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한 시장 점유율 확대와 이를 위한 향후 시설 투자 방안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차량용 반도체 등 전장부품사업에서의 시너지 효과 창출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