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국정교과서 보조교재, 부정적 국가관 조장 우려”
입력 2016.12.05 11:15
수정 2016.12.05 11:27
시·도교육청 교수·학습자료…교육적 부적합 사례 다수 발견
전북교육청 자료 ‘핵발전은 윤리적이지 않다’ 일방적 묘사
시·도교육청 교수·학습자료서 교육적 부적합 사례 다수 발견
지난 11월 28일 국정 역사교과서 현장검토본이 발표된 이후 일부 교육청에서 역사교과서가 국정교과서로 단일 채택될 경우 사용할 보조교재를 개발했다. 이중 일부 보조교재에선 교육적으로 부적절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교육부가 밝혔다.
교육부는 최근 시·도교육청에서 개발한 교수·학습자료 내용의 적합성을 분석한 결과 부정적 국가관을 조장하는 자료, 학생의 발달 수준에 적합하지 않은 폭력적·선정적 자료 등 교육적으로 부적합한 사례가 다수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적합성 분석은 시·도교육청의 교수·학습자료에 심각한 편향성이 있다는 전희경 새누리당 의원의 국정감사 지적에 따른 후속조치로,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자체 개발한 교과 관련 자료, 자유학기제 자료, 교육감 인정 교과용 도서 등 총 231종의 자료 중 31종의 자료를 선별해 분석했다.
분석 기준은 △국가 체제의 유지와 발전에 적합한 내용을 담고 있는가 △정치적 편향성은 없는가 △종교적 중립을 준수하는가 등이다.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교육과정정책과, 교과서정책과 등 교육부 내 관련 부서 합동으로 1차 분석을 진행하여 심층분석이 필요한 7종의 자료를 추가 선별했다. 이 자료들은 관련 전문가 협의회 등을 통해 관련 내용에 대한 심층 검토가 이루어졌다.
전라북도교육청은 초등용 동학농민혁명 학습자료에서 ‘청송 녹죽 가슴에 꽂히는 죽창이 되자하네’라는 가사의 ‘죽창가’를 배우게 하거나 ‘저와 같이 글쓰기 공부를 하고 있는 남자아이가 죽창으로 저의 턱을 찔렀어요’라는 예시를 인용하고 있었다.
교육부는 “편수용어는 ‘동학농민운동’으로 규정하고 있고 학생들이 사용하는 모든 교과서는 편수용어를 준용한다”며 “보조교재에 ‘동학농민혁명’이라는 별도의 명칭을 서술하는 것은 혼란을 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초등학생에게 죽창의 활용을 연상시키는 ‘죽창가’를 학습자료로 제시하는 것은 사실관계 여부를 떠나 학생의 발달수준에 부적합하다”며 “학생들의 정서적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어 현장활용에 부적절하니 다른 자료로 대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중학교 민주·인권·평화교육 학습자료에서 학생들에게 ‘연평도 포격의 주범, 천안함 침몰의 원흉, 핵실험을 반복하는 세계 평화 위협의 문제아라며 북한에 적개심을 가지는 게 맞는걸까요?’라는 질문을 했다.
교육부는 “‘천안함 침몰’ 등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했다”고 언급하며 “북한체제의 위험성과 군사도발 사례를 희석해 우리 정부의 현 대북정책이 이성적이지 않은 접근임을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고고도무인정찰기(HUAV) 글로벌 호크를 ‘글로벌 호구’라고 비교육적인 단어를 사용하거나 ‘글로벌 호크 도입 예산이면 무려 1400여개의 국공립 어린이집을 개소할 수 있다’며 국가 정책에 대한 일방적인 비판 주장을 수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현행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 기준에 부적합한 내용을 포함한 교재도 있었다. 전라북도교육청의 에너지미래 학습자료는 ‘핵발전은 윤리적이지도 정의롭지도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교육부는 “핵발전은 원자력발전으로 용어를 수정해야하며, 원자력발전은 환경문제와 연계하여 장·단점을 함께 다뤄야 하지만 지나치게 부정적으로만 묘사하고 있다”며 “문제의 원인을 정책을 강행하는 국가의 잘못으로 기술해 부정적 국가관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부는 해당 시·도교육청에 관련사료 수정을 요청하고 불응하는 경우 사용금지 등 강경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