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지도부-비주류 '비상시국회의' 주도권 다툼
입력 2016.11.17 13:41
수정 2016.11.17 13:56
이정현, 비주류에 책임지라 압박하면서도 "로드맵 제시하면 따르겠다"
이정현, 비주류에 책임지라 압박하면서도 "로드맵 제시하면 따르겠다"
새누리당 친박 지도부와 비주류가 결성한 비상시국회의 간 주도권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이정현 대표는 17일 시국회의를 겨냥해 "지금부터 오는 당의 혼란과 쇄신에 대한 책임은 그분들에게 주어졌다"며 압박카드를 내미는 동시에 "로드맵을 제시하면 따를 용의가 있다"고 타협안도 건넸다.
이날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는 당내 내홍에 대해 즉각 사퇴 거부 입장을 재차 확인하면서 비주류 진영을 겨냥했다. 그는 "부족한 저를 당원들과 국민들이 당대표로 뽑아줘서 2년 임기동안 정말 당을 개혁해보려 했지만 미증유의 이런 사태를 접하고 당이 새롭게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당 대표직 사퇴를 결정했다"며 "당이 새롭게 가도록 하는 것이 부족한 제가 할 수 있는 도리"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또한 제 사퇴 문제를 두고 당이 두 갈래, 세 갈래로 갈라지는 것을 보고 제가 사퇴하는 것이 당 단합의 길이라고 판단했다"며 "최고위원들과 수많은 당원들과 상의 끝에 구체적으로 날짜까지 박아서 로드맵을 제시했다"고 했다.
그는 "지금부터 오는 당의 혼란과 쇄신에 대한 책임은 이제 저를 대책없이, 속절없이 무조건 사퇴하라고 했었던 그분들에게 주어졌다"며 "저는 그분들의 요구를 수용해 당대표를 사퇴하기로 한 만큼 당대표 사퇴 후, 새 지도부가 출범하는 데 있어서 모든 책임은 저를 그토록 물러나라고 했던 그분들에게 있다"고 밝혔다.
조원진 최고위원도 "비주류의 비상시국회의는 분명 해당 행위다. 즉각 중단해달라"며 특히 "중심에 김 전 대표가 있다는데 순수성과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가세했다. 그는 "소위 말하는 잠룡, 시·도지사 몇 사람이 모여서 당의 시국회의를 구성한 목표가 이 대표의 사퇴라는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 없다"며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비상시국회의 대표자로 나선 대선주자들을 비난했다.
이장우 최고위원 역시 김 전 대표와 남 지사를 원색 비난했다. 그는 "몇 퍼센트 지지율도 나오지 않는 후보가 대선 후보인 것처럼 착각하고 당을 깨는 일을 서슴없이 하는 것은 명백한 해당 행위"라며 "남 지사야말로 부모로부터 부와 명예를 이어받아 새누리당에서 5선 국회의원을 하고 공천을 받아 경기도지사가 된 분인데, 당이 이렇게 어려울 때 당을 화합하고 단결해서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헌신하고 희생하는 것이 기본 도리"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전 대표는 이 당에서 사무총장, 원내대표, 당 대표 역임했고 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 총괄 선거대책본부장을 했던 분인데, 전당대회 때도 지금도 특정 계파를 모아 당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자중하고 당의 미래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라"고 촉구했다.
다만 이 대표는 비주류에 공동책임을 지우는 차원의 타협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그분들이 당 쇄신안, 당이 깨지지 않고 대선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안을 제시해야한다"며 "그런 대책과 준비도 없이 이정현이 물러나라고 한다면 그 또한 그분들의 책임"이라고 거듭 비주류를 압박했다. 이어 "그분들이 쇄신·화합안과 대선 대책안을 제시하면 그걸 받아서 최고위에서 논의하겠다"며 "그냥 사퇴하라는 것이 아니라 사퇴 후 어떻게 관리할지 로드맵이 나오고 합치가 된다면 따를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