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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주자들 "대통령이 사태수습 실마리 제공"

전형민 기자
입력 2016.11.08 17:48
수정 2016.11.08 18:05

대통령 국회 발언에 야권 대권주자들, "조각권 소재 밝혀라" 추가 주문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과 정국 해법을 논의하기 위해 국회 본관에 들어서는 가운데 야당의원들이 손피켓을 들고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한편 총리로 내정된 김병준 내정자는 이날 "저를 끌어내리는 방법은 여야가 새로운 총리에 빨리 합의를 해서 제가 사라지게 하거나 대통령께서 지명철회를 하는 것"이라며 총리 내정자 신분을 자진사퇴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대통령 국회 발언에 야권 주자들, "조각권 소재 밝혀라" 추가 주문

박근혜 대통령의 8일 국회 방문을 놓고 여야 대권주자들의 반응이 엇갈렸다. 야권 주자들은 "조각권의 소재를 밝혀야한다"며 청와대에 추가 주문을 냈고, 여당 주자들은 "대통령이 사태수습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반겼다.

야권 대권주자중 가장 큰 지분을 보유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에 대해 "나와 야당이 제안했던 거국중립내각의 취지와 다르고 민심과도 많이 동떨어져 있다"고 평가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낮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정계 원로들과 가진 회동에서 "단순히 국회의 추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회가 추천하는 총리에게 조각권과 국정 전반을 맡기고 박 대통령은 국정 2선으로 물러나야하는데 그 점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한 "국무총리가 각 부를 통할하게 돼있는 것은 헌법의 규정"이라며 박 대통령이 국회 추천 총리에게 내각을 통할하게 하겠다고 한 발언도 평가절하 했다.

같은 당으로 대권을 준비 중인 김부겸 의원은 "대통령이 조각권의 소재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의 발언을 면밀히 살폈을 때 이 조각권의 소재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다"며 "조각에 대한 총리의 권한을 전적으로 인정한다는 대통령의 공개적 선언이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 공동대표는 기자들에게 배포한 성명을 통해 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시간벌기용'이라고 의심했다. 안 전 대표는 "표현이 애매하고 분명한 것이 없다"며 "박 대통령의 지금까지 행보를 볼 때 시간벌기용이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이 원하는 최소한의 요구는 국정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물러나라는 것"이라며 "총리가 선임되는 대로 물러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해 마지막 애국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밝힌다"고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아예 평가자체를 내놓지 않았다. 박 시장 측은 "지금 시국과 관련 이미 페이스북 등에 입장이 올라가있고 (이미 올라간 입장과) 인식이 달라져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혹평했다.

반면 여권 잠룡들은 '대통령이 출구를 마련했다'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대통령이 정치권의 의견을 받아들였다"면서 이번 국회 방문의 성과로 "사실상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주 잘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대통령의 오늘 발언은 일방적 총리 지명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태 수습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적 요구에 미흡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대통령께서 야당의 주장을 일부 수용한 만큼, 총리의 권한행사 범위 등 불명확한 부분에 대해 논의해야한다"면서 "이제는 여야 정치권이 사태해결책을 찾아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총리로 내정된 김병준 내정자는 이날 "저를 끌어내리는 방법은 여야가 새로운 총리에 빨리 합의를 해서 제가 사라지게 하거나 대통령께서 지명철회를 하는 것"이라며 총리 내정자 신분을 자진사퇴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김 내정자는 이날 오후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출근하며 "(박 대통령이) 지명철회라는 단어를 쓴 건 아니지 않느냐"며 "지명을 철회한다고 말씀을 하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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