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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제압’ 펩시티, 어디까지 진화할까

이준목 기자
입력 2016.11.05 11:00
수정 2016.11.05 14:50
FC 바르셀로나를 제압하는 이변을 일으킨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 ⓒ 게티이미지

유럽 최강 바르셀로나 제압하며 설욕 성공
메시 같은 최고 슈퍼스타 없이도 이룬 업적


FC 바르셀로나를 제압하는 이변을 일으킨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과연 어디까지 진화할까.

맨시티는 지난 2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17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 바르셀로나와 홈경기에서 3-1 역전승을 거뒀다.

맨시티는 전반 21분 리오넬 메시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일카이 귄도간(2골)과 케빈 데 브루잉(1골)의 활약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바르셀로나전 승리는 과르디올라 감독과 맨시티에게 모두 중요한 의미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이날 경기는 결승전이 아닌 조별리그, 또한 양 팀의 토너먼트 진출을 좌우할 정도의 비중이 걸린 경기도 아니었다.

하지만 유럽 주요 현지 언론들은 이른바 ‘펩시티’(과르디올라의 맨시티)가 유럽 최강팀을 당당히 실력으로 제압할 정도로 성장했다는데 주목하고 있다.

맨시티는 중동의 부호 만수르가 구단을 인수한 이후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프리미어리그의 신흥 강호로 성장했다. 하지만 자국리그에 비해 유럽클럽대항전에서는 이야기가 달랐다. 최고의 명문팀들이 격돌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시티는 중요한 고비마다 화려한 선수구성에 비해 끈끈함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창단 최고 성적인 챔스 4강까지 올랐음에도 의문부호는 올 시즌에도 남아있었다.

현재 유럽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도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것은 일생일대의 도전이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 사령탑 시절 무수한 우승트로피를 쓸어 담으며 단숨에 희대의 명장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바르셀로나에서의 성과가 온전히 과르디올라의 역량이 아니라 메시 같은 당대 최고의 슈퍼스타들 덕분이라는 평가도 늘 따라다녔다.

또한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를 떠난 이후 그에 버금가는 명성과 전력을 갖춘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지휘봉을 3년간 잡았지만, 리그에서의 위상에 비해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늘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3년 연속 4강에서 친정인 스페인 구단들에게 잇달아 덜미를 잡힌 것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역량에 대한 의문부호를 갖게 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새로운 도전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이후 초반 승승장구했지만 한동안 무승의 슬럼프에 빠지며 위기를 겪기도 했다. 절대강자가 없는 EPL 판도에서 제아무리 과르디올라 감독이라도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는 듯했다.

심지어 지난 10월 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 원정에서는 옛 친정팀에게 0-4의 완패를 당하는 굴욕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은 불과 2주 만의 재대결에서 팀을 완벽하게 환골탈태 시키는데 성공했다. 홈경기이기는 했지만 막강한 바르셀로나에 먼저 골을 허용하고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역전승을 거두는 것은 맨시티의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완벽한 전술적 대비로 바르셀로나를 압도하며 과거의 성공을 두고 소위 말해 ‘메시빨’을 운운하던 비난 여론을 단숨에 잠재웠다. 특히 바르셀로나전 승리로 맨시티는 앞으로 유럽 정상에 도전할만한 잠재력을 충분히 입증했다.

과르디올라는 “맨시티는 아직 성장 중인 팀이다. 유럽 무대에서 맨시티는 바르셀로나나 뮌헨 같은 강팀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룬 만큼의 업적을 아직 세우지 못했다”면서도 “우리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바르셀로나전 승리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절대강자(바르셀로나, 뮌헨)시절에서 이제는 도전자의 입장으로 새로운 역사를 개척하고 있는 펩시티의 행보가 앞으로도 주목된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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