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시정연설 여야 전원 기립했지만...
입력 2016.10.24 12:21
수정 2016.10.24 20:02
일부 야당 의원 "백남기 부검 대신 사과" 피켓 항의 벌여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2017년도 정부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가운데 여야 의원들은 모두 기립박수로 박 대통령을 맞이했다. 그러나 야당 일부 의원들은 연설 내내 정치 현안에 대한 비판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며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이날 오전 10시 2분 박 대통령이 블라우스에 검정색 투피스 차림으로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그러자 여당은 물론 야당 의원들까지도 전원 일어서 박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표했다. 지난 6월 13일 제20대 국회 개원식 때 박 대통령이 연설을 위해 국회에 왔을 때랑 같은 반응이었다.
36분 간의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의원석에서는 모두 23차례의 박수가 나왔다. 새누리당의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주도를 했다. 특히 연설 말미 개헌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박수소리는 더욱 커졌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에선 박수를 치지 않았다. 대다수 의원들은 박 대통령에게 집중했다. 연설을 하는 박 대통령을 바라보거나 원고가 적힌 모니터를 바라보며 경청했다.
그러나 일부 야당 의원들은 손피켓으로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정의당 소속 의원 6명 전원은 '부검대신 특검!', '비리게이트 규명'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고 무소속의 김종훈, 윤종오 의원은 '백남기 농민 부검 대신 사과'와 '#그런데 최순실은요', '나와라 최순실'이란 피켓을 들고 항의 시위를 진행했다.
더민주의 이재정, 기동민, 송영길 의원 등도 '#그런데 비선실세들은?', '편파기소 야당탄압' 피켓을 꺼내 들었다. 같은당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는 연설 도중 간간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김영진 의원은 자신의 모니터 화면에 '가만히 있으라'는 글귀를 띄워놓았다.
이같은 모습을 본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자신의 주변에 앉아 있던 동료 의원들에게 야당의 모습을 전하며 무언가 수군거렸다. 그러나 대통령의 연설이 진행 중이었던 만큼 큰 소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야당의 시위에 반응하지 않고 자신의 발언을 이어가 10시 39분께 연설을 종료했다. 이후 여야 의원은 모두 기립해 박 대통령이 퇴장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여당 의원들은 복도에 서서 퇴장하는 박 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 그 중 이은재 의원은 박 대통령의 손을 잡고 2,3초 간 무언가 말을 건네 눈길을 끌었다. 또한 박 대통령은 권성동 의원으로 보이는 인물에게 다른 사람들보다 한 마디 정도 더 건네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최경환, 서청원 등 친박계 핵심 의원들과도 반갑게 눈을 맞췄다.
박 대통령이 완전히 퇴장을 하자 여야 의원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자리를 떴지만 박지원 비상대책위 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주축으로 한 국민의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남아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박 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자신이 연설을 앞둔 박 대통령과 만나 나눈 대화를 소속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박 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순실 씨에 대한 의혹을 털고 가야 한다고 야3당 대표들이 의견을 냈다는 요지로 말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장에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많은 빈자리가 발견됐다. 여당에서는 이혜훈, 정우택, 이주영, 김종태, 정병국, 김세연, 이만희, 김규환 의원의 자리가, 야당에서는 더민주 김두관, 이종걸, 박영선, 진영, 백재현, 소병훈, 안민석, 전혜숙 국민의당 이상돈, 황주홍, 박선숙, 김수민 의원의 자리가 비어 있었다.
이와 관련 박영선 의원과 진영 의원, 이상돈 의원은 국제의원연맹(IPU) 회의 참석차 제네바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